[기술경영]LNG船 수출 “블루오션으로!”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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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LNG 운반선. 건조 현장에 자체 개발한 로봇을 투입해 공정 자동화율이 60%에 이른다. 사진 제공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LNG 운반선. 건조 현장에 자체 개발한 로봇을 투입해 공정 자동화율이 60%에 이른다. 사진 제공 삼성중공업
올해 8월 한국 조선업계는 카타르 정부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2척을 모두 수주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대우조선해양 5척, 삼성중공업 4척, 현대중공업이 3척이었다.

총 수주금액만 29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에 이르는 계약을 따냄으로써 한국 조선업계는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입증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의 LNG선을 앞세워 세계 조선 업계를 호령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 풍부한 설계인력으로 선주사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시킨다. 사진 제공 현대중공업

LNG선은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액체 상태로 운반하는 배다. 1척당 가격이 2억 50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 이르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선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일본, 유럽 등을 앞지르고 있다.

○ 한국 조선업 부활의 원동력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개발에 힘입어 부실기업에서 알짜기업으로 180도 변신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7601억 원, 당기순이익은 8421억 원에 이른다.

대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빠른 2002년 8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대우조선은 1992년 LNG선 1척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10척, 2002년 4척, 2003년 3척에 이어 지난해 20척, 올해 10척까지 모두 47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LNG선 자재 업체들에게 장기 대량구매를 약속해 자재 공급 가격을 대폭 낮췄다.

또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1척당 1000만 달러(약 100억 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71척의 LNG선 중 20척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또 최근 카타르에서 가스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카타르 페트롤리움과 엑손모빌에 초대형 LNG선을 장기 공급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대우조선 정성립(鄭聖立) 사장은 “2010년까지 LNG선 40여 척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우조선이 이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주금액만 100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 앞선 자동화율과 풍부한 기술진

삼성중공업은 2002년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전략을 펼쳐 전체 수주량에서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9%에서 2004년 29%로 수직상승했다.

연도별로 2003년 9척, 2003년 19척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9월까지 7척을 수주했다. LNG선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 23%에서 올해 40%, 내년에는 50%에 이를 전망.

삼성중공업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파이더 자동용접 로봇과 선박 자재 부착 로봇, 파이프 내부 검사 로봇 등을 작업 현장에 투입하는 등 60%의 공정 자동화율로 이 부문 국내 최고를 달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까지 자동화율을 65%로 끌어올려 이 부문 세계 1위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61%)을 앞지른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LNG선 개발에 착수한 지 17년 만인 1994년 국내 최초의 LNG선인 ‘현대 유토피아’를 건조했다.

1999년에는 미쓰비시중공업과 아틀란틱조선소 등 일본과 유럽의 대표적인 조선소들과 겨뤄 나이지리아의 보니가스 트란스포트사(社)가 발주한 LNG선 2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체가 해외에서 LNG선을 수주한 첫 번째 쾌거였다.

현재까지 모두 15척의 LNG선을 건조했으며 수주잔량만 18척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1300여 명의 풍부한 설계 인력을 바탕으로 선주사들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STX조선도 올해 5월 프랑스 GTT사(社)와 기술공급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LNG선 건조 사업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STX조선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중동, 동남아시아의 해외 LNG 운송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자체 LNG선 건조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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