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주춤… 낙폭 큰 종목 탐난다고?

  • 입력 2005년 8월 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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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좋은 가치주 몇 종목만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 10종목 정도를 추천해 준 일이 있다. 10종목에 골고루 투자했으면 큰 수익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사람은 10종목 가운데 단기 하락폭이 가장 큰 한 종목에만 투자했더라. 제일 싸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는데 그렇게 투자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가치투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 이채원 상무의 말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싸 보이는 종목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낙폭과대 종목을 좋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방식을 권하지 않는다.

오랜 상승 끝에 마침내 ‘기다리던’ 조정이 왔다. 지난주 후반 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1,100 선 아래로 내려왔다.

‘조금만 더 떨어지면 주식투자를 해보겠다’며 벼르던 투자자들은 이때를 매수 시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

○ 낙폭과대 종목의 함정

주식에서 ‘겉으로 보이는 가격’은 의미가 없다. 롯데칠성 주가가 94만6000원이라고 해서 비싸고, 대한바이오 주가가 600원이라서 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없다.

문제는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얼마냐를 살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은 가끔 이 사실을 깜빡 잊는다.

이 때문에 일주일 전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으면 ‘왠지 싸 보인다’는 기분에 주식을 덜컥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같은 상승장에서 단기 낙폭과대 종목 투자는 오히려 위험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세장에서 하락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또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했다가 추가로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경우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무조건 많이 떨어진 종목을 사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종목 가운데 추세가 붕괴된 종목을 잘못 고르면 상승장에서 계속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정의 모습을 보자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던 5일 증시에서는 1200개가 넘는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가운데 주가 하락폭이 지수 하락폭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종목으로 후보군을 좁히는 게 좋다. 아예 안 떨어진 종목은 ‘조정을 기다렸다가 산다’는 의미가 없고, 너무 많이 떨어진 종목은 위험하기 때문.

후보군이 정해지면 철저히 실적 위주로 기업을 평가해야 한다. 테마에 휩쓸리는 종목은 빼고, 환율 및 유가 등 대외 변수에 지나치게 민감한 기업들도 가급적 제외한다.

실적 개선 추이가 뚜렷한 종목 중에 차익 실현 매물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고르면 상승 추세가 다시 시작됐을 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한화증권 최현재 연구원은 “조정이 2, 3주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분하게 실적 위주로 종목을 골라 ‘양호한 조정’을 받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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