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집어’ 마케팅…신용카드사 고객 소비성향 맞춤행사

  • 입력 2005년 3월 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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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는 지난해 10월 초 피자 전문 외식업체인 미스터피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추려냈다.

고객의 나이와 월평균 카드 사용액 등 기본 정보 외에 지리 정보를 활용해 전국 169개 미스터피자 매장에서 4km 이내에 거주하는 회원 5만 명을 최종적으로 골라낸 것.

비씨카드는 적립 포인트를 상품권 형태로 만든 인쇄물과 함께 미스터피자 할인행사 안내문을 이들에게 보냈다. 16.5%인 8285명이 행사기간인 2주 동안 매장을 찾았다. 일반적으로 대량 발송하는 광고전단의 반응 비율이 3% 미만인 것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행사기간 매출액은 약 4억5300만 원으로 직전 2주간에 비해 60% 이상 늘었다.

2000, 2001년 신용카드 부실 문제가 불거진 이후 불량고객을 정리하고 연체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던 신용카드회사들이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에 ‘퍼주기 식’으로 거품을 만들었던 것과는 달리 고객과 가맹점을 면밀히 분석해 매출을 늘리면서 건전성을 유지하는 식으로 마케팅 방식도 진화했다.

지난해 고객의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G-CRM’ 시스템을 시험 가동했던 비씨카드는 이달부터 본격 활용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춘천지역 회원’ 등 행정단위 위주로만 고객을 분석했다면 이제는 ‘관악구 빌라 거주 회원’ 등으로까지 세분할 수 있다. 특정 백화점을 자주 이용하는 회원들이 많이 사는 동네를 별도로 골라 백화점과 공동 마케팅을 벌일 수 있게 된 것.

회원뿐 아니라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도 강화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0월 우량 음식업 가맹점 대표 1000명으로 ‘AT클럽’을 구성했다.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경제연구소의 마케팅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경영에 대해 컨설팅도 해준다.

한편 신용카드회사들이 불량고객을 대거 정리하면서 연체율도 크게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회사의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은 9.0%로 1년 전에 비해 4.6%포인트 낮아졌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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