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63조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조6000억 원 늘었다.
이는 은행 대출금을 연말에 일단 갚고 연초에 다시 빌리는 기업들의 관행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 지난해 1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6조3000억 원이었다.
1월 중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각각 7000억 원과 1조9000억 원에 그쳤다.
특히 부실대출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2000억 원 증가에 머물렀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저조한 것은 은행들이 보수적인 대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는데다 기업들도 아직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금융회사 총수신이라 할 수 있는 총유동성(M3) 역시 지난달 5%대 후반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달(6.3%)에 못 미치는 것으로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금 수요는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월 중 시중자금은 저금리 기조 및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은행에서 증권사 종금사 등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에서는 7조9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1조8500억 원이 늘었고 종금사 단기 금융상품에도 1조3600억 원이 몰려들었다. 이 밖에 은행 신탁상품과 투신사 수탁액도 소폭 증가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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