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도축 논란=미 농무부는 기계식 도축 시설을 통해 출하된 쇠고기의 29%에서 광우병 감염 위험이 큰 척수 조직을 검출했지만 이후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26일 도쿄신문이 미 뉴욕발로 보도했다.
미 농무부는 작년 1∼8월 미국 내 34개 기계식 도축장에서 쇠고기 제품을 추출 조사해 2월에 분석 결과를 종합했다. 그 결과 검사 대상의 약 35%에서 ‘나와서는 안 될 신경조직’이 검출됐으며 특히 광우병 감염 위험이 높은 척수 조직도 29%나 검출됐다.
‘선진적 식육 회수 시스템(AMRS)’으로 불리는 기계식 도축 방식은 고압을 사용해 도축 대상 가축의 뼈에서 살을 분리해낸다. 수작업에 비해 비용이 싸고 고기량도 많이 확보할 수 있어 1990년대 미국의 도축업자들이 대거 도입했다.
이번 광우병 확인을 계기로 미국의 소비자단체들은 기계식 도축 방식의 안전대책을 강화하거나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기계식 도축을 포기할 경우 연간 2억달러(약 2400억원)의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미 도축업자들은 기계식 처리를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 검사 방식 문제=일본의 경우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출하되는 모든 식육우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세계최대 쇠고기 수출국인 미국은 올해 도축된 3500만마리의 소 중 2만5000마리만 검사하는 등 샘플 조사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미국도 일본처럼 모든 소에 대해 검사하지 않으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쇠고기 문제가 미일 통상 현안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다른 수입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미국에 이 같은 일본의 입장을 확실히 전달하겠다”고 밝혀 도살되는 모든 소에 대한 검사를 요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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