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해외법인 파산신청 줄이어

  • 입력 2003년 4월 17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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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트 시큐러티스가 SK㈜의 1대주주로 등장하면서 SK글로벌의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이 SK글로벌의 해외 주요 법인들에 대한 파산 및 청산신청 등 강도높은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는 SK글로벌에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조치다.

국내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개별적인 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채권단에 따르면 영국계 은행 HSBC는 최근 SK글로벌 런던법인에 대해 청산신청서를 현지 법원에 제출했다.

국내 채권단은 이에 대해 법률자문사인 클리어리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바프(UBAF)를 포함한 싱가포르 현지 채권기관들도 싱가포르 법인에 대한 파산신청서를 현지법원에 냈다.

이에 앞서 미국 시티은행은 뉴욕법인의 자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낸 바 있다.

크레디리요네는 홍콩법인에 대해 청산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SK글로벌의 주요 해외 법인들에 대한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의 파산 또는 청산신청이 잇따를 전망이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을 중심으로 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는 각 채권금융기관에 법적대응을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최근 SK글로벌 정상화가 불투명해지면서 해외채권자들의 개별 행동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이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한 일이며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 SK글로벌의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며 “국내 채권단은 최악의 경우 공동관리를 포기하고 법정관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SK글로벌과 1차 협상을 벌였던 해외채권단은 SK글로벌이 15일까지 그룹 차원의 지원을 포함한 2차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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