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미전 미국계 기업에도 열기

  • 입력 2002년 6월 9일 17시 02분


"우리도 근무시간 단축하고 한국팀을 단체로 응원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축구 예선전이 열리는 10일 오후에는 한국 기업들의 활동이 일시 중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한국에 진출해있는 미국계 기업들의 열기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미국계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처럼 이날 오전 근무만 하거나 사내 회의실 등에 모여 단체로 한국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MSD 직원들은 10일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오전 8시에 출근하는 대신 오후에는 3시까지만 근무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한국MSD 직원들은 이날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사내 카페테리아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보며 한국에 대한 단체 응원전을 벌이기로 했다. 30여명의 과장급 이상 중간관리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하루 종일 '직원관리 회의'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회의를 오후3시에 마치고 3층 회의실에서 한미전을 단체 관람하기로 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4일 폴란드전때도 회사 인근 호텔의 야외 바비큐 가든을 빌려 단체응원전을 펼쳤다.

미국계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한국CA도 80여명의 직원들이 사내 교육장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보며 공동응원을 벌이도록 했다.

어차피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고 고객업체를 방문해봐야 반가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듀폰코리아도 이날 오후3시까지 근무하고 170여명의 직원들을 2개의 회의실로 나눠 TV를 시청하며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이 회사 김숙경 부장은 "나이젤 버든 사장(호주인)도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며 "'미국 회사에 근무하는데 왜 미국을 응원하지 않느냐'는 직원들의 질문에 '직원들이나 고객들이 모두 한국인 아니냐'고 대답하더라"고 말했다.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인 야후코리아도 10일 오전에 근무를 마치고 160여명의 직원이 회사 인근 맥주집에 대형 TV를 설치,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단체응원을 한다.

라이코스코리아도 오전 근무만 하고 회사 대형강당에 전직원이 모여 축구경기를 보기로 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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