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우조선 미소, 현대-삼성중 덤덤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9시 02분


국내 조선업계 빅3 업체들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해 수주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후 올 상반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대우조선은 수주실적이 3대 주요 조선업체 중 가장 좋아 미소를 짓고 있다. 반면 지난해 조선경기 호황에 힘입어 많은 일감을 확보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수주실적이 급격히 나빠져 대조적이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올들어 10월 말까지 33억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23억달러)은 물론 작년 연간실적(31억3900만달러)을 초과했다. 지난해 대우중공업 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했던 대우는 올들어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위주로 공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서 결실을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함께 19일부터 27일까지 도쿄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을 순회하며 세계적인 펀드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갖는 등 대외신인도를 개선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최대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10월까지 13억4000만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작년 연간실적(51억4200만달러)이나 1∼10월 실적(39억7000만달러)보다 훨씬 적다. 지난해 충분한 일감을 확보해둔 현대는 올들어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구사했다. 또 상반기에 ‘숨고르기’를 한 뒤 하반기에 본격영업에 나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미국 테러사태로 하반기 조선 발주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 영업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또 최근 LNG선 발주 추세가 현대가 주력해온 모스형에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쓰는 멤브레인형으로 돌아선 것도 악재였다.

삼성중공업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주액은 23억2000만달러. 작년 같은 기간의 32억3000만달러의 72%에 그쳤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36억달러. 다만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영업을 강화해 올해 총 매출목표(3조원)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