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경제부총리' 꿈 이룰까

  • 입력 2001년 1월 20일 16시 45분


진념(陳稔·사진)재정경제부장관은 37년간의 경제 관료를 지내면서 품어 왔던 ‘경제부총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약 3년만에 부활되는 경제부총리 자리에 누가 앉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조직법을 의결한 뒤 설 연휴 직후 경제 및 교육부총리와 여성부장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시간이 촉박한데도 임명권자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은 안개에 싸여 있다. 현재까지 몇 가지 정황으로 보면 진장관이 부총리에 임명될 가능성이 일단 높아 보인다.

그는 한때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던 스위스 다보스포럼 출장을 예정대로 24일 떠난다. 이기호(李起浩)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도 조지 W 부시 신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김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17일 출국했다. 재경부 관계자들은 “형식이나 내용상 대통령이 곧 바뀔 사람들을 해외에 보내겠느냐”며 두 사람의 유임을 점쳤다. ‘경제팀 수장(首長)’을 불과 5개월만에 바꾸는데 따른 부담도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15일 재경부 업무 보고에서 경제 부처간 업무 조율과 관련해 ‘재경부를 중심으로’라고 하면서도 ‘진장관을 중심으로’라고 말하지 않은데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는 공무원도 있다.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에 ‘진념 카드’를 결심했다면 좀더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는 것. 경기 급랭과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 어수선한 정국 등도 경제팀 대폭교체를 배제할 수 없게 하는 부분.

이번에는 진장관을 경제부총리에 임명하되 경기 상황 등에 따라 조기 교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설 연휴가 끼어 있는 1월의 주요 경제지표는 예상 이상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1월 경제지표가 발표될 2월 하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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