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퇴출때와 차이는?]송사리 아닌 大魚급 타깃

  • 입력 2000년 11월 3일 20시 25분


이번 퇴출기업 선정은 2년전 1차 퇴출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퇴출 대상기업의 ‘실질적인 규모와 내용’이다. 2차 부실기업 심사의 대상은 모두 287개 기업으로 이 가운데 53개 기업이 청산이나 법정관리 등으로 퇴출됐다. 수치상으로는 313개 기업을 심사해 55개 기업을 쫓아낸 1차때와 비슷해 보인다.

1차때의 경우 5대 재벌계열의 20개사를 퇴출시킨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사실은 선일상선(현대) 한일전선(삼성) 원전에너지(LG) SK창고(SK)등 ‘듣도보도 못한’ 계열사에 국한됐었다. 따라서 동아건설 대한통운 미주실업 고합 진도 등 30대 재벌계열의 주요기업들이 주요 타깃이 된 이번 11·3조치에는 내용면에서 비교대상이 안된다.

퇴출기업 골라내기 작업에 ‘돈 빌려준’ 채권은행단의 자율적인 판단이 최대한 존중된 것도 특징. 금융감독원은 10월5일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했을 뿐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개입을 자제하려는 흔적이 뚜렸했다. 반면 1차 선정때는 외환위기 직후 금융감독위원회가 개혁의 중추로 떠오르면서 정부주도 성격이 강했었다.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채권은행이 일부 피해를 감내하면서 환부를 도려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0월말까지 선정작업에서 ‘신자산건전성분류(FLC) 기준의 충당금을 쌓아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은행이 퇴출에 적극 반대했지만 ‘마지막 기회’라는 대세에 밀렸다. 98년 1차 선정때는 충당금 쌓는 기준도 지금과 달랐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

채권은행의 대출 자료 외에도 관련 정부부처와 협회의 자료가 활용된 것은 비슷하지만 협력 외부기관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98년에는 공정거래 위원회의 ‘재벌 관련 파일’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망보다는 재벌핵심계열과의 연관성 등이 퇴출기업 선정의 주요 변수였다. 2차때는 ‘주인이 누구냐’보다는 관련 업계의 향후 5∼10년간 시장전망에 따른 회생 가능성이 밑그림을 그렸다. 건설업체가 다수 포함된 것도 국내외 시장 축소에다 향후 전망까지 어두웠던 탓이다. 또 6일 문을 열게될 주식, 채권시장의 반응도 관심거리다. 98년 1차 발표직후에는 ‘살아남을 기업’을 분명히 못박아 신용리스크가 크게 줄어든 탓에 주가가 300선을 넘어섰다가 10일만에 은행퇴출 등 구조적 악재를 앞두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1,2차 기업퇴출 발표의 차이점
1차 퇴출(98년 6월18일)기준항목2차 퇴출(2000년 11월3일)
313개기업 중 55개평가대상 및 퇴출기업수287개기업중 53개
5대그룹 20개포함됐으나

매출1조원 이상 기업 전무

대상규모동아건설 대한통운 고합 진도

등 매출 1조원이상 대기업포함

금융감독위원회추진주체채권은행단
공정거래위원회 등협조 외부기관산업자원부 유관협회 등
신용리스크 감소로 발표 후 상승하다 주춤주가움직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