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투명" 창업열기 시들…'닷컴위기론'반영 감소세

  • 입력 2000년 8월 25일 18시 47분


실물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신설 법인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미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창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청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8대 도시의 업종별 창업동향을 조사한 결과 7월중 신설법인수가 3539개로 전달의 3948개보다 10.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신설법인 수는 3월에 4605개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월별로 3700∼3900개 사이를 오르내렸으나 7월에는 3500개대로 급격히 떨어진 것.

업종별로는 운수 여행업과 임대 광고업 등 일부업종에서만 소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 업종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던 제조업은 전달보다 17.0% 줄어든 931개로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4월에 849개, 5월 930개, 6월 1122개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창업 열기가 크게 꺾였다.

창업비중은 서비스업이 35.9%(1269개)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제조업 26.3%(931개), 도소매 및 자동차판매수리업 20.7%(733개), 건설업 12.2%(432개) 등이었다.

특히 최근 인터넷 기업 위기론을 반영하듯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산업은 3월에 신설법인에 차지하는 비중이 26.8%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4월 23.6%, 5월 15.8%, 6월 14.0%에서 7월에는 14.3%로 조금 늘어나기는 했으나 이는 다른 업종 신설법인 숫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이 업종의 신설법인 수 자체는 줄어들었다.

부도법인 대비 신설법인 수의 비율도 15.8배로 6월의 17.7배보다 낮아졌다.

중기청 조사평가과 허순영과장은 “신설법인 수의 감소세는 경기 둔화의 체감지수를 보여준다”면서 “특히 세진컴퓨터랜드의 부도 등이 창업열기를 식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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