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외환자유화, 시장에 영향 안줄듯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04분


자본유출을 골자로 한 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열린 '2단계 외환거래 자유화 추진방안 공청회'에서 거주자의 대외지급한도 폐지, 자본거래 자유화, 대외채권회수의무 폐지 등 제시된 시안이 비거주자나 기업들의 환전략에 변화를 줄만한 특별한 내용은 없다고 지적,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비거주자 입장에서 볼때 현재의 1단계 자유화 상태에서도 제도적인 측면 때문에 제한을 받는 것이 별로 없다"면서 "거주자 개개인에 대한 송금한도제한이 풀리는 등 외환거래가 다소 자유로워지는 면이 있으나 외환시장 전체의 안목에서 볼때 그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은행 관계자는 "설사 비거주자의 원화조달에 대한 제한이 완전히 풀리더라도 대상통화가 환투기 공략대상으로 떠오르지 않는한 현재의 시장(국내외환시장+역외NDF시장)에서 원하는 거래가 충분히 소화될수 있다"면서 "대외채권회수의무 폐지로 90억달러에 달하는 거주자외화예금이 해외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기업들이 은행신인도에 크게 민감하기보다는 환율추세나 금리를 따지기 때문에 자유화가 시행되더라도 별다른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향후 한국경제가 악화되면서 원화가 절하추세로 돌아섰을 경우에는 자본유출이 좀더 가속화될수 있겠지만 한국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원화를 국제통화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유화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자본송금에 대한 조치가 해제된다고 해도 환율이 하락기조(원화절상추세)에 있는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있다"면서 "자유화 일정이 대외에 약속한 것이니만큼 국익을 우선한다는 목표하에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초 전망했던 무역수지 흑자목표(120억달러) 달성이 불투명해지고 4월들어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입에 다소 변화가 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원화절상추세를 용인해나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자유화조치가 1∼2년내에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자유화를 해놓고 경제상황에 안좋아져 자본유출이 심각해질때 다시 규제조치를 취할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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