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전문가 한국경제 충고]『앞으로 1週 조심』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1분


뉴욕 금융시장의 생리를 잘 아는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1주일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 1주일이 한국경제의 회생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간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1주일은 크리스마스 휴가기간. 비록 현재는 자금제공을 거부하고 있지만 그 동안의 친분 덕분에 최악의 상황에서 한번쯤 기대어 볼 만한 자금줄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뒤 일이 터지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주 외환위기 해소를 위해 비공식 정부특사 자격으로 뉴욕을 방문했던 정인용(鄭寅用) 전부총리도 19일 오후부터 대부분의 월가직원들이 휴가를 떠나 필요한 사람을 만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현지 은행들은 25일 크리스마스에만 문을 닫을뿐 대출금 상환업무는 계속하기 때문에 외채는 제날짜에 갚아야만 한다. 월가에서는 「금년말까지 단기 외채를 상환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는 우리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구제금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현지전문가들은 IMF조차 한국정부의 외환보유고를 정확하게 모른다고 보고 있다. 즉 각종 차관과 일본이 제공하는 브리지 론을 합하더라도 연말까지 빚을 제대로 갚으려면 최소한 20억달러가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물론 돈을 빌려준 외국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상환연장을 해줄지에 달려 있으나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앞으로의 1주일이 큰 고비라는 것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한국은 크리스마스 휴가기간중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파트너들과의 접촉방법을 강구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채권딜러들이나 주요은행의 한국담당 직원들도 대부분 휴가를 떠나면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를 휴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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