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자금시장 『주말이 고비』…은행들 『더이상 지원못한다』

  • 입력 1997년 12월 7일 20시 47분


지난 4일부터 누적된 10개 종합금융사의 3조6천억원에 이르는 자금부족 때문에 완전히 마비됐던 국내 콜자금시장이 정부의 긴급 교통정리로 일단 6일 오후부터 되살아났다. 그러나 이는 「긴급처방」에 불과하다. 초단기 자금시장 기능이 완전히 되살아나려면 재정경제원의 책임있고 분명한 시장안정의지가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 정부는 4일부터 돌아온 자금을 6일 오후 4시경까지 막지 못해 사실상 최종부도 시점을 넘긴 종금사들을 부도내지 않으려고 시중은행장들에게 『만기를 연장해 주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종금사와는 별개로 지난 2일 영업정지된 경일 경남 등 9개 종금사에 7천억원을 물린데다 3일 여타 종금사들에 1조1천억원을 주었던 시중은행들은 『종금사를 더 지원하다가 떼이면 은행이 망한다』며 이리저리 피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급기야 나온 처방이 4일(1조2천억원)과 5일(1조4천억원)의 종금사 부족자금을 시중은행이 메우고 일단 내놓은 콜자금 만기를 13일까지만 연장하는 것이다. 그 대신 주택은행 국민은행 농수축협 등이 6일(4천억원)과 8일부터 새로 생기는 종금사 자금부족분을 전담해 지원토록 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이같은 재경원 처방에 마지못해 동의하고 서울은행부터 분담액을 콜시장에 내놓으면서 꽉 막혔던 콜시장이 일단 숨통을 텄다. 10개 종금사가 일단 부도위기를 벗어난 것. 그러나 금융계는 『8일부터 새로 돌아올 자금이 만만치 않아 특수은행들의 자금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언제 다시 콜시장이 전면 마비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13일 이전에 몇 개의 부실 종금사에 대한 추가 업무정지와 동시에 외국환평형기금 여유분 1조2천억원을 투입해 은행들과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를 억눌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콜자금시장▼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들이 그날그날 장부상에 남은 자금을 창구에 묶어두지 않고 자금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초단기(하루짜리 중심)로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시장. 예금자들이 종금사에서 자꾸 인출하는 바람에 종금사들은 만성적인 「콜머니」(자금빌리기) 상태에 빠진 반면 은행들은 자금이 남아돌아 「콜론」(자금빌려주기)을 하고 있다. 〈윤희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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