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발목잡는 신용융자잔고…지난달말 3조 돌파

  • 입력 1997년 5월 3일 21시 42분


신용융자잔고가 최근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급증, 주가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2조9천8백34억원으로 최고기록을 세운 신용융자잔고는 25일 3조원대를 돌파한 뒤 계속 늘어나 지난 2일 현재 3조6백87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달 16일 3조1천2백39억원까지 증가했던 고객예탁금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 30일에는 3조4백33억원으로 신용융자잔고를 밑돌고 있다. 신용융자잔고란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한 고객이 더 많은 주식을 사기 위해 자신의 자금 외에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총량. 만기가 되면 갖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신용융자잔고가 많을수록 잠재적인 매물(賣物)이 늘어나게 된다. 신용융자잔고 급증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추가융자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 삼성증권은 지난달 30일 현재 8백98억원을 신용으로 대출, 자기자본의 60%인 한도를 이미 채웠다. 또 선경증권이 한도소진율 92.5%를 기록했고 교보와 현대증권도 각각 89.5%를 기록, 90%대에 다가섰다. 이밖에 한진(85.3%) 동부증권(83.8%) 등도 한도소진율이 높았다. 증권전문가들은 『신용융자잔고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들이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도에 들어갈 수 있는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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