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도 인정했다…알고리즘 뒤덮은 AI 힙합 트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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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뽕미더머니’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뽕미더머니’ 영상 갈무리
분명 가사는 힙합인데, 흘러나오는 음악은 이른바 ‘뽕짝’으로 불리는 트로트다. 함께 게시된 앨범 재킷도 힙합 가수의 얼굴을 트로트 가수 풍으로 바꿔 올려놓으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듯한 카세트테이프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이 정체 모를 음악들이 최근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시작은 지난 1일 ‘뽕미더머니’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부터였다. 이 계정은 ‘쌈디’ 사이먼 도미닉의 곡 ‘사이먼 도미닉’을 ‘정통 트로트의 신성 등장’이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 트로트 버전으로 편곡한 영상을 게시했다. 사이먼 도미닉의 얼굴을 트로트 가수와 합성한 뒤, 곡도 AI를 이용해 새롭게 트로트 버전으로 편곡했다.

AI를 통해 완성한 구수한 창법과 절로 신이 나는 트로트 스타일에 힙합 가사가 얹어지자 파급력은 강했다. 처음에는 힙합 팬들의 알고리즘을 공략하더니 모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숏폼의 알고리즘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후 이 계정은 공격적으로 박재범의 ‘몸매’,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Downtown Baby), DPR 라이브의 ‘마티니 블루’, 키스 에이프와 오케이션의 ‘잊지마’, 지코의 ‘새삥’, 인크레더블의 ‘오빠차’ 등을 트로트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한 영상들을 선보이면서 폭 넓은 확장세를 보였다.

사진=박재범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박재범 인스타그램 갈무리
해당 영상들이 공개된 후 처음에는 “이게 뭐냐”라고 시큰둥했던 누리꾼들의 반응이었지만, 이제는 “역시 뽕짝이 최고다” “원곡이 떠오르질 않는다” “내 마음을 훔친 트로트는 처음이다” 등의 호응으로 바뀌었다.

영상의 조회수도 폭발적이다. 박재범의 ‘몸매’ 트로트 버전은 16일 오전 9시 기준 707만 뷰를 돌파했고,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 트로트 버전도 238만 뷰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해당 계정에 업로드된 7개 영상의 조회수를 모두 합치면 1400만 뷰에 육박하고 있다.

원곡을 부른 가수들도 화답했다. 특히 박재범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곡을 듣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게시하기도. 이 과정에서 박재범은 “이게 재밌어?”라고 화난 모습을 보이다가도 본격적으로 노래가 시작되자 직접 트로트 버전으로 ‘몸매’를 열창해 많은 이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박재범 외에도 오케이션, 그레이 등 해당 곡의 원작자들도 직접 영상에 댓글을 달며 힙합과 ‘뽕짝’의 조화에 화답했다.

‘뽕미더머니’ 채널이 대박을 치자 여러 유튜브 채널들도 AI 편곡과 가창을 이용해 힙합을 트로트로 바꿔놓은 곡들을 내놓으면서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상황이다.

AI 등장 초창기에는 단순히 AI 가수의 목소리로 모창을 하거나, 작곡에만 이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장르를 오가면서 리스너들의 마음을 저격하고 있는 AI 편곡. 지금은 단순히 힙합을 트로트로 새롭게 편곡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AI를 활용한 새로운 작업물들을 내놓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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