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2026년을 맞는 한국 미술관에 던져질 화두는 이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관람객 337만여 명이 찾으며 ‘사상 최다’란 기록을 세웠다. 20, 30대 방문객이 전체의 63.2%를 차지했으며, 외국인 관람객도 약 21만 명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선 K컬처에 대한 관심을 ‘K아트’로 이어가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체계적인 연구와 정리를 바탕으로 한 기획 전시를 통해 국내외에서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국내에서 주목해야 할 미술 전시들을 살펴봤다.
● “왜 허스트인지 설득할 수 있어야”
데미안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현시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3월 개막하는 데이미언 허스트(61)의 회고전이다. 기대와 함께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미술가인 허스트는 동물의 사체를 포르말린을 채운 수조에 넣은 대형 설치 작품으로 1990년대 ‘현대 미술의 악동’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러나 유명해진 뒤엔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만 있을 뿐, 내용으로는 특별할 게 없는 ‘시장 조작자’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허스트가 2007년 익명 투자자에게 1억 달러(약 1447억 원)에 팔렸다고 밝혔지만, 이후 소장 중인 것으로 드러나 ‘거짓 마케팅 논란’이 일었던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 같은 작품도 출품 예정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허스트의 작품 세계를 지금 조명해야 할 공익적인 이유를 세심한 기획으로 설득하지 않는다면, 국립 기관이 해외 작가의 마케팅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허스트 전시 예정 소식을 계기로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제기된다. 지난해 국내 미술관들이 사랑받은 건 젊은 층이 미술관에서 소셜미디어 ‘인증샷’을 남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졌고, 입장권이 다른 문화 콘텐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시 기획자는 “‘무형의 가치’로 신선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여성 미술가들의 전시 눈길
올해 국내 미술계에선 한국 주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되짚어보는 전시들이 눈에 띈다. 특히 최근 꾸준히 조명되고 있는 여성 미술가와 퀴어 미술가 전시들이 많다.
‘전기톱을 든 할머니 조각가’ 김윤신의 나무 조각 작품. 3월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70년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김윤신 작가 제공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선정되며 주목받은 1세대 조각가 김윤신(90)의 70년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 3월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예정돼 있다. 지난해 작고한 1세대 여성 사진가로 ‘마녀’ 등의 시리즈로 성차별을 조명해 온 박영숙의 1960년대 흑백사진, 영상 작품을 복원한 대규모 개인전은 2월 아라리오 서울에서 열린다.
5월 갤러리현대는 ‘칠판 그림’을 그리는 1세대 이민 작가 김명희 개인전을 열며, 국제갤러리는 3월 박찬경 개인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3월엔 아트선재센터가 아시아 성소수자 작가들을 후원해 온 홍콩 컬렉터 패트릭 선이 설립한 비영리 예술재단 ‘선프라이드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그룹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을 만날 수 있다.
서도호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하반기인 8월부터 서도호의 개인전을 연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하반기 열릴 예정인 ‘장 포트리에, 손상기’전, 5월 리움미술관이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와 공동 기획한 1세대 여성 설치 미술가 그룹전 ‘환경, 예술이 되다’전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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