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염소 소년’으로 불린 나마디 조엘진(19·예천군청)이 한국 단거리의 미래로 우뚝 섰다. 실업 무대 데뷔 첫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단거리 종목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조엘진의 금빛 사냥은 19일부터 사흘 내내 이어졌다. 그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일반부 100m에서 10초35를 기록해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튿날인 20일 남자 일반부 200m에서는 20초70으로 개인 최고기록(종전 20초90)을 갈아치우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조엘진은 21일 일반부 400m 계주에서도 경상북도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39초16의 기록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엘진은 어린 시절 아역배우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2016년 방영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가상 재난 지역에 의료봉사를 간 한국인 의사가 신발을 선물로 주자 “이거 말고 염소 사줘, 염소 키우고 싶어”라는 대사로 ‘염소 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육상 대회에 나갔다가 덜컥 우승을 하면서 육상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조엘진의 타고난 육상 DNA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고등학교 시절 멀리뛰기 선수 생활을 했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 육상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엘진은 육상을 시작한 후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고등부 남자 100m 한국 최고 기록(10초30)을 세웠다. 또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선 남자 400m 계주 금메달을 땄다.
조엘진은 내년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대회가 끝난 후 대한육상연맹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전국체전에서 3관왕을 했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고 너무 기쁘다”며 “전국체전이 올해 마지막 대회가 될 것 같고,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선발될 수 있도록 단점을 보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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