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에너지가 사회 변화시킨다”… 30대 韓여성 3인 기획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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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즐겁게!기쁘게!’ 展
박론디-박보마-우한나 작가 초청

강박적으로 일하는 현대인을 표현한 박론디 작가의 회화 ‘나는 지치지 않아. ∼생각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강박적으로 일하는 현대인을 표현한 박론디 작가의 회화 ‘나는 지치지 않아. ∼생각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우리 사회는 폭력, 파괴 등 부정적인 것은 잘 묘사하지만 기쁨과 긍정적 에너지를 논하는 것은 어색해합니다. 기쁨은 재미, 행복과는 또 다른 좀 더 복잡한 개념이죠.”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즐겁게! 기쁘게!’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추스 마르티네스의 설명이다. 스위스 북서부응용과학대(FHNW)의 아트인스티튜트 학장인 그는 스위스 작가 하이디 부허(1926∼1993) 전문가로, 부허의 회고전과 맞물려 한국의 젊은 여성 작가를 초청한 기획전을 만들었다.

기쁨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의 주인공은 박론디, 박보마, 우한나 작가다. 모두 30대 여성인 이 작가들에 대해 마르티네스는 “오롯이 변화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변신’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친밀함과 긍정의 에너지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기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박보마의 ‘결혼식의 영혼’은 헝클어지고 무너진 버진 로드를 형상화했다. “아무리 뻔한 결혼식이라도 참석하면 눈물이 나는 경험이 신기했다”는 작가는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의례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는다. 마르티네스는 “남녀의 결혼식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예술가와 사회 등 다양한 것들의 결합으로 의미가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우한나는 천을 주재료로 여성의 신체 기관을 모티프로 한 조각 작품 ‘블리딩7’, ‘젖과 꿀―3’을 선보인다. 산뜻한 색채의 거대한 조각들은 숨기거나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신체를 전면으로, 부드럽지만 강하게 내세운다.

가로로 긴 캔버스에 달리는 말과 그 위에 널브러진 사람들을 그린 박론디의 회화 ‘나는 지치지 않아. ∼생각했다’는 노동에 잠식되면서도 강박적으로 일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담았다. 이 회화 옆에는 손목시계를 올려놓은 ‘반복하는 Y2K’를 뒀다. 두 작품을 통해 때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한다. 25일까지. 5000∼1만 원.

#긍정 에너지#30대 韓여성#3인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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