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황용사지 중심사역 서쪽 구간에서 이뤄진 발굴조사에서 서탑을 중심으로 회랑, 건물지, 석축, 석렬, 진입부 등 많은 유구(유적의 자취)가 확인됐다. 경주 황용사지에서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시·발굴조사가 실시돼 왔다.
이번에 출토된 보당은 현재 리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보당이 73.8㎝인 것과 비교해, 잔존해 있는 당간부와 지주부만 110㎝로 대형이다. 시기도 황용사 당간이 앞선다. 금동보당 당간과 기단부는 지금까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적이 없으며, 이번 황용사지에서 처음 확인됐다.
중심사역에는 쌍탑과 금당지를 비롯한 회랑과 축대, 석렬, 배수로, 소성유구 등 다양한 유구들이 중복돼 확인되고 있으며 투조 금동귀면을 비롯한 다양한 금동제 유물과 석불, 소조불, 용두편, 쌍조문 암막새 등 희귀한 유물이 출토돼 왔다.
따라서 경주 황용사지는 통일신라시대의 화려한 금속공예기술과 건축기술이 집약된 유적으로 확인되며 이번 발굴조사는 고고학적 쾌거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유물은 지난 조사에서 확인됐던 투조 금동귀면이 추가로 2점 더 출토됐고, 금동불상 대의편, 금동사자상, 금동연봉, 금동촉대 받침 등 금동제 유물 20여 점이 다량 출토됐다. 금동귀면은 지난 조사에서 확인된 금동귀면과 비슷하지만 크기나 수염, 귀모양 등이 조금씩 다른 형태다.
금동불상 대의편(금동불상 대의편 대좌위에 흘러내린 옷주름 조각)은 직경 30㎝가 넘으며 전체 비례로 볼 때 약 1m 이상의 대형 금동불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금동사자상은 2점이 출토됐다. 크기는 약 17㎝정도고 앞, 뒷다리를 쭉 뻗어 무엇인가를 받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분황사, 용장사 출토품과 유사하며 주로 촉대나 광명대를 받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금동연봉, 금동촉대받침 등 다양한 금동제 유물이 확인돼 창건 당시 황용사의 격이 경주지역 내 주요 사찰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높았던 것을 보여준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13년부터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비지정)폐사지를 대상으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경주 황용사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시작해 올해까지 매년 추정사역·중심사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연구소는 “황용사의 격이 경주 시내 주요 사찰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높았던 것”이라며 “지금까지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황용사지에 대한 국가문화재 지정, 정비, 복원 등이 이루어진다면 또 다른 경주지역 대표 불교문화유적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주 황용사지에 대한 조사성과 공개 설명회는 22일 오후 2시 경주시 황용동 황용사에서 열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