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메르켈, 세계 리더라면 놀림은 감수해야”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6일 10시 00분


코멘트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2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신작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출간에 맞춰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9.10.25/뉴스1 © News1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2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신작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출간에 맞춰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9.10.25/뉴스1 © News1
100세 생일날 양로원 창문을 넘어 갱단의 검은 돈을 우연히 얻게 돼 도망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이 101세가 돼 돌아왔다.

이번 생일날에는 열기구를 탔다가 조난을 당하고, 그를 구해준 농축 우라늄을 실은 북한 화물선을 타고 북한에 가 모험을 하는 알란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같은 후속작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열린책들)의 한국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스웨덴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58)이 한국을 찾았다.

4권의 책을 낸 요나손은 전 세계에서 1500만부를 넘게 판 유명 작가다. 그의 책은 기상천외한 스토리와 재치와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난 요나손의 모습도 유머러스하고 능청맞았다.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취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순간순간마다 남다른 재치가 느껴졌다.

요나손의 ‘노인 시리즈’에는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는 전작에서 스탈린, 마오쩌둥, 트루먼, 김일성과 김정일 등 20세기 지도자들을,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1세기 지도자들을 끌어들여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는 농축 우라늄을 밀수해 핵무기를 만들고자 하는 김정은, 남한 등지에서 정보전을 펼치며 북한을 주시하는 세계 비밀 요원들, UN에서 벌어지는 물밑 싸움 등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이야기와 풍자를 끊임없이 펼쳐낸다.

요나손은 김정은 등 지도자들의 성격을 ‘허구’로 창작해 책에 풀어낸다. 그 이유는 “(자유로운 스위스에서 성장해) 스위스인의 면모가 있는 김정은이 폐쇄된 국가의 수장이란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충돌이 일어났고, 그의 성격에 대해 이해하거나 상상하는 것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풍자는 재미 있고, 심지어 날카롭다. 이런 모습에 대해 요나손은 “세계의 리더라면 어느 정도의 놀림은 감수해야 한다”며 “그들은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입장에 있는데,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에 그 중심을 잡으려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나손은 이날도 풍자가 섞인 말들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리더들에게 유머, 그리고 자기 객관화 능력이 있다면 세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김정은이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사진을 봤는데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모습인 것 같진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대답들에서 책에서 읽히는 재치 있고 흥미로운 요소들이 포착됐다. 풍자로 가득한 책 내용이 그의 실제 성격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나손의 책에 나온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느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을 들을 수 없지만, 메르켈 총리의 답은 들을 수 있었다.

요나손은 “한 독일 기자가 자신의 책을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달했고, ‘기쁘게 읽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의견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는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제 책을 읽으면서 (알란과) 함께 창문 밖으로 탈출하는 경험을 하며 기쁨을 느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독자 분들도) 자신의 창문을 책에서든, 삶에서든 뛰어넘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