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이강규]한글 없는 세계문자박물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 동아일보

정부가 세계문자박물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건립될 세계문자박물관은 전 세계의 문자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연구할 것이라 했다. 우리에겐 세계 언어학자들이 가장 뛰어난 글자라고 인정하는 한글이 있다. 또 한글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연구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이 있다.

그런데 한글박물관에 가보면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나름대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한글의 훌륭함을 알리고 있지만, 볼거리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박물관치고는 내용물이 매우 빈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글 창제 과정과 관련한 세종대왕의 위대함과 한글의 우수함을 듣고 나면 더 볼 것이 없다.

세계인들에게 우리 글자의 위대함을 알리고 자랑하려면 다른 나라의 글자와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한글박물관에 세계 모든 글자의 자료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지금의 계획처럼 한글만 뺀 채 세계문자박물관을 만든다면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은 우리 한글의 우수함을 알지 못한 채 다른 나라 글자만 보고 가게 된다. 결국 다른 나라 글자만 선전해주고 우리 글자는 알리지도 못하는 꼴이다. 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한 지방자치단체에는 그에 상응한 다른 문화 사업거리를 보전해 주고 한글박물관에서 세계의 문자를 다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해야 문자박물관 건립 취지에도 맞다.

이강규 우리말 살리고 빛내는 모임 이끎이
#세계문자박물관#한글#한글 자료#국립한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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