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교수 “갈등의 美-中, 상호이익 많이 걸려있어 극단대립 피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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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전 3권 펴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을 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0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했고 책 집필에만 3년, 검토에 1년 걸렸다”고 말했다. 민음사 제공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을 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0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했고 책 집필에만 3년, 검토에 1년 걸렸다”고 말했다. 민음사 제공
 중국에서 지식인 계층의 몰락을 가져온 문화대혁명과 오늘날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도시 선전(深(수,천))이 보여주는 번영 사이에는 아득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 둘 사이에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시대가 있다.

 현대 중국 정치 전문가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51)가 이 시기를 해부한 책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전 3권·민음사)을 냈다. 제목은 ‘개혁과 개방’ ‘파벌과 투쟁’ ‘톈안먼 사건’이다. 조 교수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책은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실패한 개혁개방을 중국이 성공시킨 원동력으로 효과적인 정치제도의 수립과 유능한 간부의 충원, 적절하고 실현가능한 개혁 전략과 정책의 선택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강력하고 통찰력 있는 정치 리더십의 형성”이라며 “문화대혁명으로 쫓겨났던 수십만 명의 개혁개방 중시 세력이 마오쩌둥(毛澤東)이 죽은 뒤 사면복권되면서 중앙과 지방에 다시 등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방대한 최신 자료 연구가 책의 특장점이다. 책은 화궈펑(華國鋒)이 덩샤오핑의 복직을 반대했는지, 개혁개방의 시발점을 ‘공산당 11기 3중 전회’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등을 비롯해 여러 이슈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또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혁파와 보수파의 투쟁을 생생하게 전한다.

 조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본격화하는 미중 간의 지역 내 갈등에 대해 “서로의 이익이 너무 많이 걸려 있어 전쟁 등 극단 대립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1인 독재체제의 한계 탓에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은 개혁그룹이 형성됐을 때 미국 소련과 화해하는 등 국제 환경을 개선했다지만 북한은 개방이 곧 ‘패밀리 소셜리즘(가족 사회주의)’의 붕괴를 의미하기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 또 중국과 달리 북한은 개혁을 할 세력 자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조 교수가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분석한 책 ‘중국의 꿈’, 중국의 개혁개방을 소개한 ‘용과 춤을 추자’는 중국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당국의 통제로 출판을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언론·출판 자유의 제약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현재 중국의 사상 통제는 굉장히 센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는 덩샤오핑이 했던 대로 개혁을 위한 통제의 강화로 보입니다. 강력한 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때 기득권 세력이 정치적 측면을 물고 늘어지는데, 그것을 차단하려는 것이지요.”

 조 교수는 빈부 격차와 도농 격차 등 중국의 사회 갈등에 대해 “중국은 고도성장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격차를 해소하는 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지니계수(소득불평등지수)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2년 동안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을 다룬 책을 2권 더 낼 예정”이라며 “거기서 오늘날 중국에 대해 상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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