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수]조용한 어촌 묘도, 이순신 대교 개통 후…전남 동부 경제의 대동맥으로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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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동맥 관광발전 이끄는 ‘이순신 대교’

전남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 대교는 2013년 개통됐다.

경남 남해와 하동 사이 노량 앞바다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전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딴 교량이다. 거북선 대교가 가로지르는 여수 해역은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드나들던 길목이었고, 거북선이 화포 발사 훈련을 하던 곳이었다.

이순신 대교를 포함한 도로의 정식 명칭은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광양에서 뻗은 이 대교는 임란 때 수군연합사령부가 자리했던 여수 묘도와 연결된다.

묘도에서 여수산단 GS칼텍스 공장까지 연결된 다리는 묘도 대교다. 이순신 대교∼묘도∼묘도 대교로 이뤄진 산단 도로는 해상 교량 6.22km를 포함해 총연장 9.58km에 이른다. 다리 이름을 이순신 대교로 정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콘크리트 주탑(270m)과 주탑 간 거리가 1545m로 충무공 탄신 연도와 같기 때문이다.

평일 이순신 대교 홍보관에는 평균 5000명 이상의 외지인이 찾고 있다. 1조700억 원(이순신 대교)과 1968억 원(묘도 대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된 이 두 개의 다리 덕분에 광양제철소와 여수 국가산업단지만이 아니라 전남 동부권 전체가 하나로 묶였다. 또 여수 국가산단과 광양항 및 광양 국가산단 간 이동거리가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각각 단축됐다. 물류비용을 아끼고, 물동량을 손쉽게 수송할 수 있어 광양만권에 대한 설비투자 여건 개선과 호남 영남권의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조용한 어촌이었던 묘도는 이순신 대교가 개통되면서 전남 동부 경제의 대동맥이 됐다. 이 섬에서 이순신 대교를 건너면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인 광양제철소와 물동량 기준 국내 2위 항구인 광양항에 닿는다. 섬 남쪽 묘도 대교 너머에는 여수석유화학단지가 있다. 금호도 갯벌을 매립해 만든 광양제철소는 1987년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조강(쇳물) 생산량 2147만 t으로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다. 면적은 20.9km²로 포항제철소의 1.7배에 이른다. 광양항도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컨테이너와 일반 화물을 합친 전체 물동량은 2억6300만 t으로 부산(3억5900만 t)에 이어 국내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한려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태금교가 개통했다. 광양시 태인동과 금호동을 잇는 태금교는 2012년 8월 가설공사를 시작한 후 3년 8개월 만에 완공돼 지난달 24일 준공식을 가졌다. 태인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태금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사업비 450억 원을 들여 총연장 215m, 폭 28.5m의 규모로 건립했다. 교량 보행로 중간에는 광양만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었다. 야간 조명등이 시민들에게 화려한 야경도 선사해 이순신 대교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묘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여수시는 노량해전 전적지, 읍동마을 다랭이논, 진린 도독이 주둔했던 도독마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전통 고기잡이 ‘독살’,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을 대피시키고 조련했던 창촌 선장개, 봉화산 전망대 등을 단장하고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묘도 건너편 구봉산(해발 473m) 전망대에서는 광양시 전역과 광양제철소, 여수 국가산업단지, 광양항은 물론이고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 등 광양만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광양만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관광 명소다. 정상에는 9.4m의 봉수대가 있어 새로운 일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산책로, 포토존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색적인 볼거리로는 광양을 상징하는 빛, 철, 매화를 소재로 만든 디지털 봉수대가 있다.

광양의 별미는 뭐니뭐니해도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 낸 광양불고기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유명한 전통음식이다. 광양으로 유배 온 선비들이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복귀한 뒤에도 이 맛을 못 잊어 천하일미 마로화적(마로는 광양의 옛 지명)이라며 그리워했다고 한다. 비결은 얇게 다진 쇠고기와 집집마다 특색 있는 양념을 살짝 버무린 데 있다.

매년 10월 코스모스가 만개한 아름다운 서천변을 배경으로 전통 숯불구이축제가 열린다. 20여 개의 숯불구이집이 몰려 있는 서천변엔 불고기 특화거리가 조성됐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은 필수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남도&여수#이순신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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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대교가 건립된 뒤 묘도 다랭이논(왼쪽) 등이 여수·광양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광양시는 이순신 대교 먹거리타운을 조성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순신 대교가 건립된 뒤 묘도 다랭이논(왼쪽) 등이 여수·광양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광양시는 이순신 대교 먹거리타운을 조성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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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 대교는 주탑간 거리가 1545m로 충무공 탄신연도와 같다. 이순신 대교는 2013년 개통 이후 전남 동부권 경제 대동맥 역할을 물론이고 문화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광양시 제공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 대교는 주탑간 거리가 1545m로 충무공 탄신연도와 같다. 이순신 대교는 2013년 개통 이후 전남 동부권 경제 대동맥 역할을 물론이고 문화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광양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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