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독자서평]뇌, 인간의 본질에 답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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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킬로그램의 우주, 뇌/김대수 등 지음/352쪽·2만 원·사이언스북스

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3월 한 달 우리 사회의 관심은 온통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 쏠렸다. 이들의 세기의 대결은 당초 전망과 반대로 알파고의 4-1 승리로 끝났다.

알파고가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과 파장은 크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우리 앞으로 성큼 불러들였다. 사람 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본뜬 인공지능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학습 언어 이해능력을 가진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알파고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입력시켜 인간의 사고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 역시 인간 뇌를 모방한 것이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는 KAIST 교수들의 뇌 관련 강의를 옮겼다. 신경생물학, 신경과학, 동물행동학 등을 과학 문외한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말랑말랑한 문장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뇌는 만질 수 있는 물리적인 존재다. 겉모양은 다소 괴기하게 생겼다. 뇌는 섬유질과 액체로 가득 찬 고깃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모든 생각과 감정은 물론이고 행동까지 관장한다. 뇌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연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와 같은 본질을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 누가 착한 아이고 나쁜 아이인지는 산타클로스가 알겠지만, 우리가 누구인지는 뇌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알파고와 이 9단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며 충격과 공포와 안도의 감정을 롤러코스터 타듯 느꼈던 독자라면 책 끝부분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책의 주제 중 하나인 ‘뇌 과학은 신인류의 꿈을 꾸는가’가 바로 알파고와 이 9단 대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KAIST 강의를 바탕으로 깔끔하게 만든 이 책이 입문서 역할을 할 것이다.
 
박일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킬로그램의 우주 뇌#김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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