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日책시장에 한국작가 알려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서 출판하는 ‘에이지21’ 대표 하라다씨

“일본계 출판사라는 이유로 힘들었던 적은 거의 없었어요. 일본인 저자가 낸 책을 20여 종이나 출간했는데, 독도 문제 등 한일 간 갈등이 심각할 때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니까요. 한국은 성숙한 독서 시장입니다.”

10월 25일 서울 세종로의 카페에서 만난 출판사 ‘에이지21’의 대표 하라다 에이지 씨(45·사진)는 “한국에서 출판사업을 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참 고민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일본 ‘에이지 출판’의 한국법인인 에이지21은 2004년부터 한국에서 출판사업을 해왔다. 일본의 에이지 출판과 한국의 에이지21의 대표를 동시에 맡고 있는 하라다 씨는 “한국 출판 시장은 일본과 달리 역동적이면서도 합리적”이라며 “한국에서 출판업을 하는 게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저자의 인세가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같은 책을 내더라도 한국어판이 종이나 편집, 디자인 등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죠. 한국 책이 일본 책보다 디자인이 좋은 이유입니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쏠림 현상도 강해요. 한국 출판인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모두가 한곳을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베스트셀러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본에선 보기 힘든 현상이죠.”

이 출판사는 국내에서 처음 북 펀드 형태로 책을 출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5년 국내 출간된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는 일본에서 이 책을 낸 산크츄아리 출판사가 한국어판 발간 비용 일부를 투자하고 수익 일부를 가져갔다. 이렇게 일본 출판사가 북 펀드 형태로 이 출판사에 투자해 국내에서 발간한 책이 10종에 이른다.

하라다 씨는 “지금까지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일본 출판사와 저자의 책을 한국에 소개하는 데 힘썼다면, 이제는 한국을 알리는 책이나 한국인 저자의 책을 일본에서 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대중문화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어요. 조만간 한국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간할 예정입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데 우리 출판사의 책이 작으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