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출가한 청년 법정의 고뇌

  • 동아일보

형제같던 사촌동생에 보낸 편지집 출간

법정 스님이 출가한 1955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사촌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마음하는 아우야!’(녹야원)가 출간됐다. 스님이 출가하고 1년 뒤 사촌동생 박성직 씨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미안하다. 죄스럽다.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 되어버렸다. 할머니, 작은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너희들을 배반하였다. 출가가 나로서는 어떤 연유에서일지라도 집안에 대해서는 배반이 아닐 수 없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박 씨는 유년 시절부터 법정 스님과 한집에서 같은 방을 쓰며 친형제처럼 자랐고 스님의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스님은 편지에서 자신을 ‘죽일 놈의 형 제철’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씨에 따르면 스님의 출가 전 속명(俗名)은 ‘재철’이지만 곧잘 이름을 바꿔 ‘제철’로 썼다는 것. 이 책에는 법정 스님이 펜으로 쓴 원본 편지를 실었으며, 스님의 젊은 시절 사진도 실려 있다. 248쪽. 1만8500원.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