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흑의 레이더에 걸린 수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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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호 3단 ● 김지석 7단
본선 16강 2국 6보(106∼129) 덤 6집 반 각 3시간
전보 마지막 수인 흑 ○가 사실상 결정타. 평범한 끝내기처럼 보이지만 흑 ○의 가치는 그 자체로만 20집에 가깝고, 그에 못지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실전에서 그 가치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흑 ○가 왜 20집에 육박하는지 보자. 백 10으로 하변을 넓히는 것이 유재호 3단의 마지막 희망. 이곳이 집이 된다면 중앙을 뚫린 것도 벌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유 3단의 일방적 꿈일 뿐이다. 흑 ○를 바탕으로 흑 13으로 풀쩍 뛰어드니 이를 막기 힘들다. 백 24까지 근근이 막았지만 흑 ○의 곳을 백이 선수했을 때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고도 백 진이 여전히 허술한 느낌이다. ‘가’를 이용한 뒷맛이 남아있다.

도중에 흑 11의 선수에 백 12가 불가피한 점도 아픔이다. 보통 참고도 백 1로 돌려치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흑 4까지 꽃놀이패.

백 28은 놓칠 수 없는 곳. 양 선수 끝내기이기 때문에 먼저 하는 쪽이 무조건 이득이다. 흑이 유리한 가운데 끝내기가 진행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김 7단의 레이더에 이미 포착된 것이 있었다. 김 7단은 수가 된다고 확인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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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7단은 하변 백 진 깊숙이 흑 29를 날린다. 역시 ‘가’의 뒷맛을 노리고 있다. 유 3단의 긴 한숨 소리가 반상에 퍼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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