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워치]광고비중 높은 미국신문 글로벌 경제위기 직격탄

  • Array
  • 입력 2010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근 2, 3년간 전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 속에서 신문 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 때문에 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위기가 닥치며 문을 닫는 신문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론지 중 하나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009년 4월부터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판만 내고 있다. 시카고트리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008년 말 모기업 트리뷴컴퍼니가 도산하면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직원을 50% 가까이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OECD 20개국 독자 감소세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0 미디어 서밋 뉴욕’에는 신문사 대표가 많이 참석했다. 크게 주목을 끈 인물 중 한 명은 아서 설즈버그 뉴욕타임스 회장.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연계에 할애했다. 이 자리에서 뉴욕타임스 종이신문의 경영 상태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만큼 종이신문의 광고와 구독 매출이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뉴스와 인터넷의 진화’ 보고서에서도 신문시장의 위축은 그대로 나타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2007∼2009년 신문 매출은 20∼3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미국 신문 매출은 30% 줄어들어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감소율이 컸다. 2004년 600억 달러에 육박했던 미국 신문 매출은 2009년 380억 달러로 급감했다.

미국 신문이 매출 부진을 겪는 것은 광고 의존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 미국 신문은 매출의 87%를 광고로 거둬들여 OECD 회원국 중 광고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광고수입 비중이 77%인 캐나다 신문들도 매출이 16%나 떨어졌다. 반면 광고 수입이 38%에 불과한 덴마크는 매출이 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매출이 6% 줄어든 네덜란드 역시 광고 의존도는 45%로 낮은 편이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신문들은 최근 2년 동안 광고매출이 23% 감소하면서 경영 상태가 많이 악화돼 대형 신문사가 파산하는가 하면 시장가치의 4분의 3이 줄어든 신문도 있다”며 “미국 신문들은 광고와 구독 수입 측면에서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신문의 광고수입 비중은 81.3%로 경제위기 같은 외부 요인에 크게 취약하다.

비회원국선 되레 부수 늘어

OECD 30개 회원국 중 20개국에서 신문 독자는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독자의 비율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1970년 18∼24세 젊은이의 73%가 신문을 읽었던 데 비해 2008년에는 31%로 낮아졌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젊은 독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 20∼29세 연령대에서 각각 58%와 67%가 신문을 읽는다고 답했다.

2002∼2008년 OECD 회원국의 신문 유료 발행부수는 감소했지만 비회원국에서는 14% 늘었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에서는 발행부수가 35% 늘어났다.

이 보고서는 “신문들이 인터넷과 무료 신문의 등장으로 광고수입과 발행부수가 줄어들면서 고전하고 있지만 OECD 비회원국과 경제위기 회복의 잠재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일부 전문가가 제기하는 ‘신문의 사망’이란 주장은 맞는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