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하품한 거 아니에요… 음냐음냐…”

  • 입력 2009년 6월 20일 02시 59분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 모 윌렘스 글 그림·정회성 옮김/34쪽·9000원·살림어린이(1∼4세)

저녁시간이 길어졌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비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재밌게 놀 수 있는데 그냥 자기 아쉬워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쑥쑥 크지”라고 말해도 곧이들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룻밤 늦게 자면 다음 날 아침부터 아이들의 생활리듬이 깨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그만 양치질하고 잠자리에 들자는 얘기에 주인공 아기 비둘기는 하나도 졸리지 않다고 억지를 부린다. 이미 눈은 반쯤 감겨 있는데도 말이다.

난데없이 한밤중에 핫도그 파티를 하자더니, 돌연 머리가 좋아지는 TV 쇼를 보겠다고 우긴다. 누구도 들은 척하지 않자 당장 잠자리에 들지 않아도 되는 나름의 이유를 꾸며내기 시작한다. 어떤 학자가 비둘기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거나 미국은 지금이 대낮이라는 둥 귀여운 핑계를 대더니 아예 오늘만 늦게 자고 내일부터는 일찍 자겠다고 한다. 온갖 핑계를 대도 안 되자 꼬마 토끼를 데려온다.

“꼬마 토끼도 더 있다가 자고 싶대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무렴 그렇지, “아하아아암∼” 하품이 절로 나온다. 이건 절대로 하품이 아니다, 그냥 기지개만 켰을 뿐이라고 말하는 비둘기. 언제 내가 하품을 했냐고 우기더니 토끼를 안고 스르르 잠이 든다. 꼬마 토끼와 함께 핫도그 파티를 하는 꿈을 꾸며…. 하늘색과 분홍색, 노란색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그림이 앙증맞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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