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2잔·맥주 1캔은 안전?…뇌 혈류 줄고 피질 얇아져[노화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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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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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소주 2잔, 맥주 1캔 정도의 ‘가벼운 음주’로 여겨지는 수준에서도 뇌에 부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대 연구진은 음주량이 많을수록 뇌로 향하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고, 대뇌피질(뇌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회백질 층) 두께가 얇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대뇌피질은 고차원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의 핵심 부위다.

이러한 변화는 남성 월 60잔, 여성 월 30잔 이하의 비교적 낮은 음주 수준에서도 확인됐다. 여기서 ‘1잔’은 순수 알코올 14g으로, 알코올 함량 16% 소주 110㎖, 5% 맥주 354㎖에 해당한다. 이 기준(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은 미국인 식생활 지침에서 비교적 안전한 수준으로 오랫동안 제시돼 왔다.

참고로 한국인 권고 음주 기준은 남성 주 8잔 이하다. 우리나라에서 1잔은 순수 알코올 10g으로 소주 약 80㎖(일반적인 소주잔 약 1.6잔), 맥주 약 0.5캔(500㏄ 기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소량 음주’라고 여겨지는 수준조차도 최소 6가지 암 위험 증가와 관련있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량 음주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연구진은 음주량과 나이, 그리고 뇌 혈류 및 대뇌피질 두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임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는 22~70세의 건강한 성인 4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1년, 최근 3년, 그리고 평생의 음주 습관에 관한 설문에 응답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음주량은 월 21잔이었으며, 개인별로 1잔에서 54잔까지 분포했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참가자들의 대뇌피질 부피와 두께를 측정했다. 일부 참가자(27명)는 특수 장비를 사용해 뇌 조직으로 전달되는 혈류를 측정했다.

이 같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대뇌피질 두께도 음주량과 관련이 있었지만, 뇌 혈류 감소와의 연관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음주가 혈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뇌 조직 기능 저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위험 수준으로 분류된 음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관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뇌 역시 다른 신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원활한 혈류가 중요하다. 충분한 혈류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평생 음주량이 많을수록 여러 뇌 영역에서 대뇌피질이 얇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나이와 평생 음주량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전두엽과 두정엽에서 피질 두께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두엽과 두정엽은 각각 실행 기능과 감각 처리를 담당한다. 실행 기능에는 계획, 집중, 감정 조절과 같은 정신적 능력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산화 스트레스란 체내에서 활성산소와 같은 불안정한 분자가 증가해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일으키는 불균형한 상태를 의미한다. 음주와 노화가 상호작용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 뇌 조직의 위축과 혈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저수준 음주가 평생에 걸쳐 누적되며, 나이와 상호작용해 대뇌피질 혈류와 두께를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시점의 데이터만 분석했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없으며, 음주량을 자가 보고에 의존했고, 식습관이나 운동 등 다른 생활 습관 요인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저수준 음주가 균형 감각, 협응력, 그리고 손의 정교한 움직임(기민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저위험 음주 기준’이 실제 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코올(Alcohol)’에 최근 게재됐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alcohol.2026.0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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