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 좋은 일 하고 싶다”던 60대 가장, 3명에 새 삶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8일 11시 52분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취미 생활도 없이 40여년 간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6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월 22일 가톨릭대학교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찬호 씨(68)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환자에게 소중한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고 28일 밝혔다.

정 씨는 2월 19일 목욕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정 씨는 평소 “이 세상 떠날 때 좋은 일을 하고 가고 싶다”라며 생명나눔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에 가족들은 그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고, 정 씨는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투병 중이던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가족들은 여러 생명을 살렸다는 보람과 함께 정 씨의 일부가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3남 중 둘째로 태어난 정 씨는 말이 없고 무뚝뚝한 성격이었지만, 자기가 맡은 일은 성실하게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두 아들에게는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던 든든한 아버지였다.

정 씨는 취미 생활 하나 없이 평생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젊은 시절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20여년 간 근무했고, 중년에 시작한 우유 대리점을 최근까지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아내 장인희 씨는 “남편은 가정을 책임지려고 늘 노력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고생만 하고 간 사람”이라면서 “최근 1~2년 사이에야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며 모처럼 여유를 찾았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 정상기 씨는 “그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해 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 자주 찾아뵙고 아버지를 늘 기억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뇌사장기기증#60대#가장#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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