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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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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있는 조선 외규장각 의궤(儀軌) 도서의 반환 운동에 앞장서온 프랑스 거주 사학자 박병선 박사(81·사진)가 최근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태학사)를 펴냈다.
외규장각 도서의 약탈 과정, 반환의 당위성 등을 프랑스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쓴 책이다. 이를 위해 앞부분을 프랑스어로 쓰고 한글 번역문을 뒤에 붙였다.
파리에 있는 그는 3일 전화 인터뷰에서 “프랑스인들은 외규장각 도서는 고사하고 병인양요도 모른다”면서 “강화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외규장각 도서가 왜 반환돼야 하는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함대가 1866년 병인양요 때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를 1979년 파리의 국립도서관에서 찾아내 국내외에 처음 알렸다.
그는 병인양요를 전후해 프랑스 함대장이 쓴 편지, 당시의 언론 보도 등 프랑스에 있는 고문서를 근거로 이 책을 썼다. 함대장 피에르 귀스타브 로즈 제독이 해군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는 약탈 사실이 잘 드러난다.
1866년 11월 17일자 편지에서 그는 “조선 임금이 소유한 저택에서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적 340권을 수집했습니다. 이 저술들이 지금까지 미지의 조선의 역사, 종교, 문화에 관해 많이 밝혀줄 것으로 희망합니다”라고 썼다. 이 책에는 이 밖에 은괴 19상자, 대리석판 3개, 족자 7점 등 다른 물건들을 챙긴 승무원들의 기록과 로즈 제독이 조선 조정의 대표와 주고받은 편지 등이 실렸다.
박 박사는 “우선 이 책이 프랑스의 도서관에 두루 비치되어야 한다”며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공문과 언론 보도문이 1000여 쪽에 이르는데 그 모든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한 책을 추가로 내고 싶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