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막힘 없는 고음, 빈틈 없는 영상…세라 브라이트먼 공연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음악과 볼거리가 풍성한 무대였다. 세라 브라이트먼은 49세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했고, 무대는 화려한 변신을 거듭했다.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브라이트먼의 ‘심포니 월드투어’가 열렸다. 웅장한 ‘고티카’에 맞춰 무대로 천천히 걸어 나온 그는 붉은색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면서 ‘플뢰르 뒤 말’을 열창하며 막을 열었다.

첫 노래를 마친 브라이트먼은 “아름다운 밤입니다”라는 한국어로 관객 5000여 명에게 인사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발라드 스타일의 ‘렛 잇 레인’ ‘심포니’부터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 그룹 캔자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 등을 팝페라 스타일로 불렀다.

관객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노래는 게스트 알레산드로 사피나와 듀엣으로 부른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브라이트먼은 고음역대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큰 환호를 받았다.

이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무대 뒤 15m 높이의 스크린에서 펼쳐진 3D 영상. 검붉은 색이 주조를 이루는 어두움의 이미지, 풀이 자라고 꽃이 피는 녹색의 유토피아, 푸른 배경에 큰 달을 띄우는 등 다채로운 영상이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자아냈다. 스크린 자체가 뒤로 물러나면서 무대 공간이 확장되기도 했다.

브라이트먼은 공연 후반부에 지난해 말 발표한 크리스마스 앨범 ‘윈터 심포니’ 수록곡 중 2곡을 노래했다. 지난해 말에 열린 북미 투어 때는 적절한 선곡이었겠지만 지난달부터 시작한 아시아 투어에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른 건 어색했다.

공연장 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지 않아 무대에서 먼 곳에 앉은 관객은 브라이트먼의 표정과 무대를 자세히 보기 어려웠고 곡목 등 공연순서 안내도 없어 아쉬웠다.

다음 공연은 16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18일 오후 8시 인천 송도컨벤시아, 20일 오후 8시 부산 벡스코. 02-522-9933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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