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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6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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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는 장씨가 지난 3일 오후 10시56분경 서울 용산구 보광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장씨의 빈소는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에 마련됐으며 6일 화장됐다.
경찰은 “장씨가 숨진 것을 장씨의 친구들이 발견해 신고했다”며 “정확한 사인은 더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3일 오전 남자친구 A씨와 심하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과음한 것을 두고 말다툼이 있었다는 설명. 이어 A씨가 장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장씨가 오랫동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A씨가 장씨의 친구들에게 부탁해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갔으며 이 때 이미 숨져 있었다는 것.
경찰은 이로 인해 이성문제가 장씨의 자살(추정)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장씨가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은 고 최진실씨가 목을 매 자살한 지 하루 뒤였다. 장씨는 이날 오전 남자친구 A씨와 심하게 다툰 후 친구들을 찾아가 술을 마시며 “최진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최진실이나 나처럼 살지 말아라”고 하소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최진실과 자신의 처지를 함께 비관한 점에서 주목된다. 왜냐하면 장씨는 평소 최진실처럼 악플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장씨는 2004년 SBS 오락프로에서 여장남자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으며 2007년 5월 방송에서 자신이 트렌스젠더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180cm에 가까운 키로 ‘하리수를 잇는 대표적인 S라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방송 출연 당시 그의 미니홈피에는 많은 악플이 달렸다. 그는 2007년 6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플을 통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성전환 수술과 방송출연과 관련해 자신의 부모님에게 악플을 다는 것이 매우 괴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씨는 "후회하는 인생 살고 있지 않다.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숨기거나 감추고 싶지 않다. 부끄럽지 않다"라고 당당히 밝히며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장씨는 숨지기 직전으로 추정되는 사건 당일 오후 8시 자신의 미니홈피 일기장에 "엄마 미안해 다음에는 잘할게"라는 마지막 글을 남겨놓았다.
박태근 동아닷컴기자 ptk@donga.com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