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현대미술과 거리 좁히기…‘현대미술운동총서’ 완간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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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와 가까워질수록 미술은 난해하다. 추상표현주의, 미래주의, 초현실주의…. 잘 구별되지 않는 ‘…주의’들로 현대미술은 복잡하다.

‘현대미술운동총서’(사진)는 현대미술과의 거리를 좁히는 책이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미술관과 오랫동안 미술 서적을 만들어 온 열화당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영국의 미술사학자와 미술평론가들이 집필을 맡았으며, 박물관 학예사 등 국내 미술전문가들이 번역을 맡았다. 첫 권 ‘리얼리즘’을 낸 지 2년 반 만에 최근 14권으로 완간했다.

각 권이 80쪽이 채 안 되는 분량이지만 내용은 알차다. 19세기 말 이후 다양한 미술운동의 배경과 시대 상황, 주요 개념, 전개 과정, 이후의 영향 등을 꼼꼼하게 서술했다. 미술 서적들이 학술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되도록 간결하고 알기 쉽게 정리한 게 돋보인다.

피카소, 브라크 등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으켜 여러 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큐비즘, 1950, 60년대 순수예술 범주의 바깥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 대중 취향을 끌어들여 위세를 떨친 팝 아트, 에른스트, 마그리트, 달리 등에 의해 시작돼 유럽대륙과 영국 미국 멕시코 일본까지 번져 간 초현실주의 등 숨 가쁘게 변화해 온 현대미술의 사조를 조목조목 훑어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권 ‘아르테 포베라’의 의미가 각별하다. 아르테 포베라에 대한 전문서로는 처음 나온 책이다. 아르테 포베라는 ‘가난한 미술’이라는 뜻. 1967∼72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미술운동으로 헝겊 흙 나무 등 ‘가난한’ 재료를 활용한 작업이다. 아르테 포베라는 그간 ‘특이한 재료 사용’ 정도로 간주됐는데, 이 책을 통해 실험적인 방식으로 미술의 개념을 혁신한 운동으로 재조명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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