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거실로 뛰쳐나온 청소기…일렉트로룩스 요한손

  • 입력 2006년 3월 1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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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집 안에 숨겨져 있던 청소기가 거실과 주방으로 당당하게 뛰쳐나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일렉트로룩스 본사에서 만난 토마스 요한손(사진) 디자인 디렉터의 말이다.

일렉트로룩스의 가전제품은 일단 아름답다. 형형색색 청소기, 커피 메이커, 전자레인지는 예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싶은 심정처럼 늘 곁에 두고 감상하고 싶을 정도다. 코드를 없앤 신개념의 ‘에르고 라피도’와 미세먼지까지 걸러 준다는 ‘옥시 3 시스템’ 진공청소기, 편리한 스팀 기능으로 커피의 고유한 맛을 살려 주는 에스프레소 메이커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레드 닷’ 디자인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그는 일렉트로룩스 디자인의 목적을 ‘더욱 편리하게’와 ‘더욱 즐겁게’로 요약한다. 직관 자유 순수 간결 휴머니티 등 디자인의 가치는 모두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의 ‘에르고 라피도’ 청소기. 코드를 제거한 신개념 청소기로 거실의 인테리어로도 손색이 없다. 사진 제공 일렉트로룩스
“바쁜 현대인에게 청소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의 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일 때, 청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덜어 내는 엔터테인먼트 행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좋은 디자인은 좋은 비즈니스”라고 했다. 2004년 선보인 ‘에르고 라피도’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50%나 비쌌지만 출시 한 달 만에 품절됐다. 새틴 레드, 쿨 메탈릭 블루, 문라이트 골드, 라임 그린, 타이탄 그레이 등 화려하고 시적인 이름의 5가지 제품 색상도 소비자의 감성을 크게 자극했다.

그는 “소비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새로운 디자인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쉼없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현대인들이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다. 그는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더 넓게 생각하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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