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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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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김혜수는 ‘분홍신’에서 ‘표정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준다. 표정의 개수를 최대한 줄이고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반대로 자제함으로써 마치 화석화된 듯한 표정을 만들어 내는 것.
이 영화에서 △놀랄 때 ① △슬플때 ② △화날 때 ③ △공포에 떨 때 ④ △뭔가에 홀린 듯 정신이 오락가락 할 때 ⑤ △차갑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일 때 ⑥ 김혜수가 구사하는 표정을 비교하면, 얼굴의 코 아랫부분을 경직시켜 무기력하게 만드는 동시에 코 윗부분, 특히 눈의 크기 조절을 통해 감정의 기복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의 콘셉트에 따라 표정의 콘셉트를 정해 양자를 밀착시키는 김혜수의 연기 재능이 숨어있는 대목.
영화 라스트 신에서 “으어허허허허허”하는 김혜수의 낮고 굵직한 웃음소리는 연극배우 박정자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더빙 판에서 보여줬던 문어마녀의 웃음 이후 최고로 찝찝하고 섬뜩한 웃음이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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