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가마솥과 뚝배기에 담긴 우리 음식 이야기’

  • 입력 2005년 5월 13일 16시 41분


코멘트

◇가마솥과 뚝배기에 담긴 우리 음식 이야기/햇살과 나무꾼 지음·김주리 그림/90쪽·1만3000원·해와 나무(초등 3, 4학년)

가마솥에 지은 밥은 왜 다른 솥에 지은 밥보다 맛이 좋을까? 주방 세제나 비누가 없던 옛날에는 기름 묻은 그릇을 어떻게 닦았을까? ‘남의 떡으로 설을 쇤다’는 속담은 무슨 뜻일까?

뚝배기, 조리, 가마솥, 이남박 등 주방에서 사용된 옛 물건들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 모습과 음식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다. ‘옛 물건으로 만나는 우리문화’ 시리즈의 첫 권.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을 담그는 날엔 집안 아낙네들이 바깥나들이도 삼가고, 안 좋은 일을 당한 사람이 집에 드나드는 것조차 막았다.

장맛이 바뀌면 집안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믿었기 때문에 장맛을 유지하는 일에도 신경을 썼다.

솔가지 고추 숯 등을 새끼줄에 끼워 만든 ‘금줄’을 장독에 둘러 놓은 것도 장맛을 망치는 귀신을 쫓기 위한 것. 또 장에 고추와 대추, 숯을 띄워 놓기도 했는데 실제로 숯과 고추는 장에서 해로운 세균을 없애는 역할도 한다.

독이나 그릇 등 용기 이야기도 재미있다. 젓갈을 담아 놓던 젓갈독은 김칫독이나 된장독의 모양과 달리 배가 홀쭉했다. 예로부터 젓갈은 해산물이 풍부한 해안 지방에서 만들어 내륙 지방으로 독째 날라다 팔았는데 불룩한 모양의 독보다는 홀쭉한 독이 지게나 수레에 싣고 나르기에 편했기 때문.

새옹이나 돌확처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이름이 낯선 도구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새옹은 두 사람이 먹을 밥을 급히 지어야 할 때 사용된 놋쇠로 만든 작은 솥. 갑자기 손님이 찾아왔을 때 옛날 사람들은 새옹에 쌀을 안치고 화롯불에 밥을 지었다.

남부 지방에서 널리 쓰인 돌확은 마늘이나 생강 등 양념을 갈던 조그만 돌그릇.

이 밖에 시루에 떡을 찌거나 메주를 쑤는 방법 등 요즘 도시 아이들이 집에서는 볼 수 없게 된 음식 만드는 과정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김치광과 김치냉장고, 번철과 프라이팬, 뒤주와 쌀통, 쳇도리와 플라스틱 깔때기 등 옛날에 사용하던 식생활 도구와 같은 기능을 하는 오늘날의 도구를 비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