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95>爪(손톱 조)

  • 입력 2005년 5월 1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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爪는 손발톱을 그렸는데, 금문의 자형은 대단히 사실적이다. 인간의 손발톱은 퇴화해 기능을 많이 상실했지만, 동물에게서는 아직도 살아남기 위한 필수 도구다. 그래서 爪는 손동작 중에서도 공격 방어 명령 선택 등의 뜻을 가진다.

첫째, 공격의 의미가 든 것으로 爭(다툴 쟁)은 손톱(爪)과 손(又·우)으로 중간의 물건을 서로 빼앗으려 ‘다투는’ 모습이다. 爰(이에 원)도 큰 패옥(瑗玉·원옥)을 차지하려 손톱과 손(又)으로 ‘당기는’ 모습이었는데, 이후 발어사로 쓰이자 다시 手(손 수)를 더한 援(당길 원)으로 분화했다. 여기서 파생된 煖(따뜻할 난)이나 暖(따뜻할 난)은 불(火·화)이나 열(日·일)을 당겨 가까이 하면 따뜻해진다는, 緩(느릴 완)은 실((멱,사)·멱)을 당겨 ‘느슨하게’ 하다는 뜻이다.

둘째,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孚(미쁠 부)는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子·자)를 손끝(爪)으로 ‘들어 올리는’ 모습이다. 고대사회에서 자식은 자신의 노후를 담보해 주는 가장 ‘미더운’ 존재였을 것이고, 이로부터 ‘미쁘다’는 뜻이 생기자 원래 뜻은 卵(알 란)을 더해 孵(알 깔 부)로 분화했다. 孚에서 파생된 浮(뜰 부)는 물(水·수)에 뜨는 것을, 부(사로잡을 부)는 포로(人·인)를 손으로 잡아 올리는 모습으로, 원래의 ‘들어 올리다’는 의미소를 보존하고 있다.

셋째, 나를 위해 일을 하도록 강제함을 뜻하는 경우로, 爲(할 위)는 손으로 코끼리(象·상)를 부려 일을 시키는 모습이었는데, 아랫부분이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또 奚(어찌 해)는 사람(大·대)을 줄(요·요)로 묶어 손으로 끌며 일을 시키는 모습으로 ‘여자 노예’를 그렸는데, 이후 의문사로 가차되면서 본래의 뜻은 상실했다.

넷째, 나에게 이로운 것을 취함을 말하는 것으로, 采(캘 채)는 손톱으로 나무(木·목)의 열매나 잎을 채취하는 모습이다. 受(받을 수)는 어떤 물건을 손톱(爪)과 손(又)으로 서로 주고받음을 그렸는데, 이후 ‘주다’는 의미는 手를 더한 授(줄 수)로 분화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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