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委 “광화문 현판 당분간 그대로 둬라”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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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위원회가 올 광복절 이전에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쓴 광화문 현판을 다른 글씨체로 교체하겠다는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문화재위원회는 20일 건조물 동산 사적 문화재제도 등 4개 분과 합동회의를 열어 “광화문을 고종 때 중건 당시(1865년)의 위치에 월대(月臺·궁궐 전면에 있는 높고 넓은 계단)와 함께 복원을 마친 뒤 이와 동시에 현판도 교체토록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7, 8월로 잡혔던 문화재청의 현판 교체 계획은 일단 무산됐다.

정양모(鄭良謨) 문화재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현재의 현판을 교체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현판은 건물을 낙성한 뒤 다는 것인 만큼 그때 가서 교체하자는 데 전체적인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광화문 앞에 광장을 조성해 광화문을 통해 경복궁 근정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추진하고, 광화문 외형뿐 아니라 건물 내부도 고증해 복원하도록 권고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을 중건 당시와 같은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현 위치에서 14.5m 남쪽으로 배치하고, 원래보다 동쪽으로 5.6도가량 틀어진 방향도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위치에서 적어도 50m 앞까지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서울시와 협의해 광화문 앞에 대형공원을 조성하고 광화문 앞을 지나는 동십자각∼사직단 직선 길을 없애는 대신 정부중앙청사 앞 주차장과 문화관광부 옆 공원을 광장에 편입해 활 모양으로 길을 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광화문 현판 교체도 그때 가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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