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귀경길 운전…의자에 엉덩이를 바짝

  • 입력 2005년 2월 7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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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설이다.

모처럼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즐거움도 있지만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에 술까지 곁들이고 밤새워 놀이나 담소를 나누다 보면 건강을 해치기 쉽다.

또 종종 응급 환자가 생겨 문제가 될 때도 있다.

온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명절이 되도록 몇 가지 요령을 알아보자.

▽운전 중 잠깐 스트레칭으로 아빠의 근육피로 예방▽

장시간 운전을 하면 목뒤나 허리, 팔 다리 등 온갖 근육이 피로해지고 경직 되게 마련이다.

이런 증상을 피하려면 1~2시간 운전 뒤에는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10분 이상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 근육통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먹거나 냉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장거리 운전인 만큼 자세도 중요하다.

운전석에는 푹신한 방석을 사용하지 말고 운전석 허리받침은 90도나 110도 정도로 세우는 게 좋다. 엉덩이는 가능한 한 의자 깊숙이 밀어 뒤에 바짝 붙이고 운전대와 거리는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허리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품이나 깊은 한숨이 나올 때는 이산화탄소가 체내에 축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춥더라도 1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활짝 열어 맑은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 운전 중 졸리면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이거나 교대 운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 아이 갑작스런 설사,화상 땐 이렇게▽

명절에는 아이들이 과식으로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이동하다 보니 몸이 피로해진데다가 갑자기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이 들어간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돼 소화 기능에 부담을 주기 때문.

하지만 연휴기간에는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닫기에 아이들에게 돌발사고라도 생길라치면 어른들까지 혼비백산하게 된다.

당황하지 말고 우선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따뜻한 물을 병에 담아서 수건으로 감싼 뒤 배 위에 올려 따뜻하게 해 준다. 통증이 어느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구토나 설사를 한다면 무엇보다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수분 공급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보리차 등을 조금씩 마시게 한다. 설사는 장 안의 세균이나 독소를 내보내기 위한 생리현상이므로 임의로 설사를 막는 지사제는 피한다.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는 먼저 덴 부위를 깨끗한 찬물로 식혀 상처부위의 열을 식히는 게 급선무다.

옷을 억지로 벗기지 말고 입은 채 상처 부위를 찬물로 식힌다. 만약 물집까지 생기는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은 경우 병원 응급실에 데려가야 한다.

귀향 전 연휴 기간 중 문을 여는 병원 응급실을 확인해두고, 응급의료정보센터의 전화번호(국번 없이 1339, 휴대폰에선 국번+1339) 정도를 기억해두는 ‘센스’도 중요하다.

▽가사분담으로 엄마의 ‘명절 스트레스’날리자~!▽

여성들에게 명절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시부모님 댁에 도착하자마자 인사부터 드리고 며느리들은 곧바로 부엌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이때부터 온갖 제사 음식 장만과 끝없는 설거지를 해야 한다. 이 밖에도 시댁에서 겪는 고부 갈등과 긴장, 동서간의 경쟁, 오가는 길에서의 체증 등도 스트레스 꺼리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차례를 지낸 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지럽고 손발이 저려서 서 있기 조차 힘들어 지는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

명절 증후군은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이 음식 장만을 같이 하는 등 협조하고 배려함으로서 예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남성들이 여성들 대신 장을 보거나, 튀김 등 음식을 직접 만드는 등 간단한 가사 일을 거들어 주는 것이 좋다.

주부 스스로도 자주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로 육체적인 피로를 풀어야 한다. 일을 할때도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고 심리적 부담감에서 벗어나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만약 증상이 생기면 당황하지 말고 조용하고 따뜻한 곳에 누워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면 한결 나아진다.

▽고향 부모님 건강도 요!체크▽

작년보다 늘어난 주름살. 부모님의 얼굴을 뵈면 참 많이도 늙으셨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올 설 연휴 고향 방문 길은 직접 건강을 챙겨 드리는 효도를 해보자.

우선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할 때 꼭 살필 것이 바로 아침 화장실 출입이다. 건강한 노인의 15~30%가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할 정도로 변비는 노인들에게 흔하다. 노화로 인해 장운동이 더디기 때문.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만약 갑자기 심한 변비가 생기고 배변습관이 바뀌었을 때는 대장암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때는 대장내시경 검사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부모님 세대인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 75세 이상의 대부분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면 앉았다 일어설 때, 계간을 오르내릴 때 무릎 부위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돼 활동이 점점 힘들어지게 된다.

증상이 약할 때는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 진통 소염제의 경우 증상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을 땐 잠시 약을 끊는 것이 좋다. ‘연골 주사’는 초기 관절염에 효과가 있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인공관절 수술을 받도록 해드리는 게 낫다.

관절에 무리가 덜가는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부모님께 딱딱한 매트보다는 침대를, 신발도 쿠션있는 효도신발을, 양변기도 좌식을 마련해 드리는 게 좋다. 또 운동도 관절에 충격을 주는 달리기나 에어로빅보다는 걷기, 수영 등을 권하자.

▽명절 후 온가족 피로 극복▽

연휴가 끝나면 생활리듬이 깨지고 피로가 쌓여 현업에 복귀했을 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동차로 새벽이나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되고 친지와 술자리나 화투 등 놀이 때문에 보통 때보다 늦게 잠들어 생체리듬이 파괴됐기 때문. 또 명절기간 내내 긴장과 스트레스로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자. 충분한 수면만이 연휴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

한편 연휴가 끝나고 한꺼번에 긴장이 풀리면서 병원에는 감기 환자들이 속출하기도 한다. 오가는 동안 옷을 따뜻히 챙겨 입어 급격한 기온 변화에 대처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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