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다섯가지 흙놀이 ‘바투바투’ 인기

  • 입력 2004년 8월 20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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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밟고 조물조물 주무르고 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푸트원
흙을 밟고 조물조물 주무르고 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푸트원
옛날엔 아무 데서나 했던 흙장난을 이제는 돈 주고 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본관1층에서 열리고 있는 어린이 흙놀이 체험 프로그램 ‘바투바투’ 매표소. 유치원 또래의 아이들과 젊은 엄마들로 북적인다. 공연 현장을 찾은 17일, 오전인데도 하루 12회 공연 중 이미 9회분이 매진됐다.

‘바투바투’는 설치놀이 연출가 이영란씨가 2000년 ‘어린이를 위한 다섯 가지 흙놀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선보였다. 흙을 밟거나 만지고 놀 기회가 없는 도시 아이들에게 흙의 감촉을 돌려주자는 취지가 젊은 엄마들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앙코르 공연을 거듭해 지금까지 5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놀이 진행요원이 흙덩이를 들어 보이며 묻는다.

“자, 이게 뭘까요?”

“흙이요.” “찰흙이야!”

영어유치원에 다닌다는 한 꼬마의 입에선 “머드(mud)!”라는 대답도 튀어나온다.

공연장에서 사용된 흙은 항아리를 만들 때 재료로 쓰는 ‘옹기토’다. 신발을 벗고 입장해 움막같이 생긴 다섯 개의 방을 차례로 옮겨가며 아이들은 모양 빚기, 흙물로 그림 그리기, 인형극 보기 등을 한다.

방마다 15분 내외의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어 아이들은 1시간10분 내내 지루해하지 않는다. 24개월 이상부터 입장이 가능하지만 가장 재미있어 하는 연령층은 4∼7세.

유치원생 이상인 자녀는 혼자 들여보내도 괜찮다. 방마다 3, 4명의 진행요원이 배치돼 있는 데다 한 방에 25명 안팎의 어린이만 들어가기 때문에 다칠 염려가 없다.

초등학교 3학년과 유치원생인 두 딸을 데리고 온 주부 정혜인씨(37·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는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는 흙이 아니라 모래가 깔려 있어 아이들이 평소 흙장난을 하고 놀 만한 공간이 없다”며 “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흙놀이 체험을 해 주기 위해 데려왔다”고 말했다.

9월 28일까지. 월∼금, 오전 10시반∼오후 5시40분(매회 입장은 30분 단위). 토, 일 10시반∼6시10분. 주말은 예약 필수. 02-516-1501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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