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호 한빛문화재단 이사장, 문화재보존 공로 명예박사

  • 입력 2004년 2월 20일 18시 58분


세계 최고 수준의 티베트 불교 탱화(탕카) 2000여점 소장, 영국 브리티시 뮤지엄(대영박물관) 개관 250주년 기념 탕카 특별전 개최, 브리티시 뮤지엄 한국실 개관을 위해 20억원 쾌척….

한광호(韓光鎬·76·사진) 한빛문화재단이사장이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으로부터 명예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화재 보존과 해외 선양으로 명예 박사학위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

제약회사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농약회사 한국삼공 대표인 한 이사장은 이날 “그냥 좋아서 한 일인데 박사학위까지 받게 되니 좀 쑥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 초. 서울에 온 독일 제약회사 사람과 인사동을 찾으면서 고미술에 호기심이 생겼고 이후 일본 고고학자의 권유로 탕카를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65년 처음 브리티시 뮤지엄을 방문한 그는 변변한 한국 문화재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뒤 “이곳에 기어이 한국실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꿈은 97년 한국국제교류재단 등과 함께 기금을 만들어 브리티시 뮤지엄에 한국실을 만들면서 30여년 만에 실현됐다. 이어 99년 화정박물관을 열었고 2001년 탕카 일본 순회전, 2003년 브리티시 뮤지엄 탕카전을 성공리에 개최하면서 세계 문화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영국인이 구입해 간 국보급 백자달모양항아리를 1997년 다시 사들여 지금 브리티시 뮤지엄에 전시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한 이사장. 그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면서 “현재의 박물관을 늘려 내가 수집한 문화재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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