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류머티스 관절염 더 ‘강한藥’ 곧 나온다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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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효과를 넘어서는 업그레이드된 치료제의 시판이 임박해 국내에서도 류머티스 치료제 시장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면역억제제로 알려진 이들 치료제는 현재 유럽 미국 등에서 시판되고 있다. 초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외에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고 증세가 악화되는 환자들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전 국민의 1%인 약 47만여명. ‘콕스-2 억제제’와 MTX(메소트레세이트), 비스테로이드 계통인 ‘NSAIDS’가 차지하고 있는 류머티스 치료제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 것이다.

아직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가 나지 않았지만 대장염의 일종인 ‘크론병’의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유한양행의 ‘레미케이드’와 국내 임상시험을 거쳐 12월 출시 예정인 한국와이어스의 ‘엔브렐’이 대표적이다.

효능이 개선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들. 한국애보트의 '휴미라'(왼쪽), 한국와이어스의 '엔브렐'(오른쪽 위), 유한양행의 '레미케이드'.

또 한국애보트의 ‘휴미라’도 국내 임상시험 중에 있어 늦어도 2005년까지는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약의 치료 원리는 무엇이며 한계 및 전망은 어떤지 알아본다.

▽약효가 생기는 원리=이들 약제는 인체 면역성분과 동일한 생물학적 제제다. 관절의 염증을 유발시키는 ‘TNF(종양괴사인자)’라는 물질을 억제해 염증을 치료한다. TNF는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자가면역질환일 때 상승하는 인체 내 염증단백질이다.

이들 약제는 관절의 염증을 방지해 관절의 손상 진행을 막아줘 관절에서 생기는 통증, 부기, 뻣뻣함을 감소시킨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은 관절염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엔브렐을 주사한 결과 86%에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최근 열린 대한내과학회에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치료제의 효과 40%에 비해 1.5∼2배 정도 효과가 높은 것. 또 일상생활에 장애가 없을 정도로 호전되는 환자도 기존 약제로는 약 5% 내외지만 이 약은 15% 정도로 나타났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단순히 류머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다른 자가면역 질환에도 이들 약제가 사용되고 있다. TNF의 수치는 류머티스 관절염 및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있을 때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엔브렐은 미국과 유럽에서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로서도 승인을 받았으며 레미케이드도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로 유럽에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 휴미라는 미국과 유럽에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서 허가를 받았지만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임상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한계와 전망=이들 약은 모두 면역억제제이므로 사용하는 환자에 제한이 따른다. 당뇨병이 심하거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환자가 이런 제제를 사용하면 이전에 앓고 있던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 환자가 전염병에 감염되기 쉬운 허약 체질이거나 뇌중풍(뇌졸중)과 같은 신경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안구 주위 신경에 염증이 생긴 경우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문제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이 약제를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사람에 따라 루푸스나 결핵 등 다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약을 사용하기 전 결핵검사나 루푸스 검사 등을 먼저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약 30%의 환자에선 효과가 없고, 효과가 나타난 환자 중에서도 가격에 비해 효과가 미진한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며 과신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치료제는 류머티스 관절염이 아닌 다른 질환에 대해서까지 치료 영역을 넓히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선 레미케이드를 이용해 디스크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또 미국에선 소아류머티스 관절염의 한 형태인 ‘스틸스병’이나 입과 성기가 허는 ‘베체씨병’ 등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효능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도움말=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유대현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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