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일제시대 문예동인지 ‘신청년’ 3호 발견

  • 입력 2002년 12월 5일 17시 48분


최초의 순수문학 동인지인 ‘창조’보다 열흘 앞선 1919년 1월 20일 첫 호를 낸 문예잡지 ‘신청년(新靑年)’ 3호(사진)가 최근 새로 발견됨으로써 ‘신청년’ 1호부터 6호까지의 모습이 대체로 복원됐다.

28년간 고서(古書)를 수집해온 서울 보성고 국어교사 오영식씨는 최근 서지학 잡지 ‘불암통신’ 10호를 통해 ‘신청년’ 3호의 발견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장서가 고 백순재(白淳在)씨의 문고를 보관하고 있는 아단문고(雅丹文庫)가 보유 중인 ‘신청년’ 1호와 2호의 복사본, 4호와 6호 실물, 5호의 목록과 함께 ‘신청년’의 전체적인 모습이 대체로 드러났다. 아단문고는 95년 3월 발간한 ‘아단문고 장서목록 1’을 통해 이 잡지의 소장 여부를 밝혔다.

6호까지 발간된 것으로 추측되는 ‘신청년’에는 한용운의 산문을 비롯해 심훈 나도향 현진건 유광열 최승일 등의 소설 시 평론 번역 작품 20여편이 실려 있다.

그러나 ‘신청년’을 최초의 동인지로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국문학)는 “이 잡지는 ‘창조’ ‘백조’ ‘폐허’처럼 서양 근대문학의 이념과 방법론으로 무장한 본격적인 동인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영복 광운대 교수(국문학)는 “‘창조’ 등의 동인지에 대해서는 거기에 참여했던 문인들이 지속적으로 그 잡지에 대한 회고를 남겼던 반면 ‘신청년’에 대해서는 아주 간간이, 그것도 습작 형식의 글이 실린 정도로 회고하고 있다”며 “잡지의 두께도 ‘창조’ 등과 비교할 때 너무 얇아 본격적인 동인지로 보기는 어렵고 그 중간 단계의 잡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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