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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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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1주년을 맞는 노벨문학상. 전통적으로 매년 10월 둘째주 목요일에 노벨문학상을 발표해온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수상자를 발표했다.
노벨상 중에서도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가 문학상. 해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단골 손님’들도 여러 명 있다. 올해 AP를 비롯한 외신은 문학계에서 거론되는 작가들을 근거로 남아프리카의 J M 쿳시, 프랑스의 미셸 투르니에, 미국의 노먼 메일러와 필립 로스, 영국의 도리스 레싱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었다. 노벨상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이들은 모두 세계 문학의 큰 별들로 평가되는 작가들이란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J M 쿳시는 현재 미국 시카고 대학 객원교수이자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대학 영문과 석좌교수. 네덜란드계 백인 작가인 쿳시는 남아프리카 작가 중 예외적인 작품 세계를 보이고 있다. 그의 소설은 억압받는 정치적 현실보다는 그 이데올로기의 실체와 허상을 포스트모더니즘 방식으로 해체하려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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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는 프랑스의 주요 문학상인 아카데미 소설대상, 공쿠르상 수상자이며 또 공쿠르상 심사위원으로서 프랑스 문단의 존경을 받고 있는 작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논란도 많지만 매년 지정학적 요인도 고려의 대상으로 빠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미국인이 될 것으로 점치는 이들도 있었다. 미국의 경우 노먼 메일러와 필립 로스 외에 존 업다이크, 토머스 핀천 등의 소설가와 시인 존 애쉬버리 등이 유력한 후보들로 언급됐었다.
도리스 레싱은 영국의 여성 소설가이자 산문 작가다. 현대의 사상 제도 관습 이념 속에 담긴 편견과 위선을 냉철한 비판 정신과 지적인 문체로 파헤쳐왔다. 그는 문명의 부조리성을 규명한, 사회성 짙은 작품세계를 보여준 작가로 평가된다.
여러 지역 출신의 다양한 후보들이 회자된 가운데, 1996년 폴란드 출신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가 수상한 이래 시인 수상자가 없었던 까닭에 올해는 시인에게 상이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전망 속에 시리아의 아도니스, 중국 출신 망명시인 베이다오(北島), 스웨덴의 토마스 트란스트뢰머와 함께 한국의 고은도 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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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고은은 ‘불교시’에서 시적 영감을 많이 얻고 있으며, 선(禪)적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 그의 시는 예리한 감성으로 파악되는 순수한 서정성을 담고 있다고 평론가들은 분석한다.
1930년생인 아도니스의 본명은 알리 아흐마드 사이드. 고등학교 시절, 그리스 신화에서 아도니스 이야기를 읽고, 죽음과 부활에 매료되어 스스로 ‘아도니스’라는 필명을 지었다고 한다. 그의 시는 ‘신비주의와 초현실주의의 혼합물’로 평가받고 있다.
베이다오는 노벨문학상의 ‘지역적 안배’ 경향으로 볼 때, 재작년 중국 출신의 가오싱젠의 수상으로 올해 수상 가능성이 클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일찌감치 나왔었다. 미국으로 망명한 시인이자 중국인권단체 이사인 베이다오의 시는 철두철미한 반성과 회의의 정신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이밖에 인도계 영국인 살만 루시디, 소말리아의 누루딘 파라, 헝가리의 임레 케르테스, 네덜란드의 체스 누테붐, 벨기에의 위고 클라우스,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이스라엘의 아모스 오즈,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와 벤 오크리, 미국의 수전 손탁, 인도의 라자 라오, 아일랜드의 윌리엄 트레버 등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그랬던 것처럼 금년에도 물망에 올랐던 유명 작가들이다.
한편 스웨덴 한림원에 공식적으로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국내 기관으로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있다. 한국본부는 국내 문인과 해외번역가 교수 기자들로부터 후보추천을 받은 뒤 회장단 회의에서 1명을 결정해 매년 2월 1일 전 한림원에 통보한다. 지금까지 이 단체에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공식 추천한 작가들은 김은국, 김지하, 김동리, 서정주, 최인훈, 한말숙, 구상 등이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역대 노벨문학상
2001 V S 나이폴(영국·소설가)
2000 가오싱젠(프랑스·극작가)
1999 귄터 그라스(독일·시인, 소설가)
1998 주제 사라마고(포르투갈·소설가)
1997 다리오 포(이탈리아·극작가)
1996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시인)
1995 시머스 히니(아일랜드·시인)
1994 오에 겐자부로(일본·소설가)
1993 토니 모리슨(미국·소설가)
1992 데렉 월컷(세인트루시아·시간)
1991 나딘 고디머(남아프리카·소설가)
1990 옥타비오 파스(멕시코·시인, 수필가)
1989 카밀로 호세 세라(스페인·소설가)
1988 나기브 마흐푸즈(이집트·소설가)
1987 요셉프 브로드스키(미국·시인)
1986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소설가)
1985 클로드 시몽(프랑스·소설가)1984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체코·시인)
1983 윌리엄 골딩(영국·소설가)
1982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소설가)
1981 엘리아스 카네트(영국·소설가)
1980 체스와프 밀로즈(폴란드·시인)
1979 오디세우스 엘리티스(그리스·시인)
1978 아이작 싱어(미국·소설가)
1977 비센테 알레이산드레(스페인·시인)
1976 솔 벨로(미국·소설가)
1975 에우제니오 몬탈레(프랑스·시인)
1974 H 마르틴손(스웨덴·시인)
1974 E 욘손(스웨덴·소설가)
1973 패트릭 화이트(오스트레일리아·소설가)
1972 하인리히 뵐(독일·소설가)
1971 파블로 네루다(칠레·시인)
1970 알렉산드르 솔제니친(구 소련·소설가)
1969 새뮤얼 베케트(아일랜드·소설, 극작가)
1968 가와바타 야스나리(일본·소설가)
1967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과테말라·소설가)
1966 S 요세프 아그논(이스라엘·소설가)
1966 렐리 사크스(스웨덴·시인)
1965 미하일 솔로호프(구 소련·소설가)
1964 장 폴 사르트르(프랑스·철학가, 작가)
1963 게오르게 세페리스(그리스·시인)
1962 존 스타인벡(미국·소설가)
1961 이보 안드리치(유고슬라비아·시인)
1960 생존 페로스(프랑스·시인)
1959 살바토레 콰지모도(프랑스·시인)
1958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구 소련·소설가)
1957 알베르 카뮈(프랑스·소설가)
1956 J R 히메네스(스페인·시인)
1955 H 락스네스(아이슬란드·소설가)
1954 어니스트 헤밍웨이(미국·소설가)
1953 윈스턴 처칠(영국·정치가)
1952 프랑수아 모리악(프랑스·소설가)
1951 P 라케르크 비스트(스웨덴·소설가, 시인)
1950 버트런드 러셀(영국·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