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새철학 생태학]②‘지구의 허파’ 숲이 숨쉬게 하자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28분


존 그레이스 소장
존 그레이스 소장
《숲은 생태적으로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숲 속에는 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살고 있는데, 만일 숲을 제거하면 이런 동식물의 서식지가 없어진다. 이는 숲 속에 사는 동식물의 생존에 대한 큰 위협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앞으로 우리 인류가 매 10년마다 생물 총 종수(種數)의 약 6%씩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편집자>》

숲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숲 속에 살고 있는 생물체의 몸 안에 탄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숲의 이런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류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대기중으로 배출하는 그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더 온난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우리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적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지상에 살고 있는 식생(植生·살아 있는 식물)은 대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에 포함된 양만큼의 탄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식생은 대기중에서 매년 약 600억 t씩의 탄소를 흡수한다. 이렇게 흡수된 탄소는 짧게는 약 1년에서 길게는 수 백년 동안 식물체 내에 저장돼 있다가, 그 식물이 죽게 되면 토양에 돌아가서 분해된 후 다시 대기중으로 돌아간다. 최근 수십 년 동안만 보아도 이런 탄소순환의 과정에서 식생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은 대기중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매년 약 20억 t씩 더 많다.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워 대기중으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의 3분의 1을 식생이 고정하고 있는 것이다. 숲은 탄소의 저장고다.

그래서 나무를 심는 것은 진짜로 유용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유용한 방법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1정보(3,000평)의 숲은 1년에 약 1t 내지 10t의 탄소를 흡수한다. 그런데 1년에 약 2만km를 운전하는 평균적 운전자 한 사람은 1년에 약 1t의 탄소를 방출한다.

특히 숲은 보호해야 한다. 1정보의 우림(雨林)에는 그 안의 생물체와 토양 유기물 안에 약 150t의 탄소가 저장돼 있다. 이런 우림을 태운다면 이 숲에 저장된 탄소는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바뀌어 대기중으로 방출되고, 탄소는 바로 이 대기중에서 지구온난화에 기여하게 된다.

최근에는 산림 개발업자들도 숲에서 벌채를 할 때 지속가능한 방식을 취하려 한다. 큰 나무만 선별해 벌채하되 조심스럽게 벌채하여 주위의 다른 나무들이 크게 다치지 않도록 하고, 벌채한 자리에서는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숲에 동일한 양의 탄소가 저장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벌채한 나무는 나무 젓가락이나 종이를 만드는 데 쓰기보다는 집을 지을 때 들어가는 목재나 가구처럼 오랫동안 쓰이는 나무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이제 전 인류가 숲을 돌봐야 한다는 결의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숲의 소유자는 그 숲을 유지 관리하는 조건으로 돈을 받을 수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숲 속의 생물 종을 보호하고, 약용자원을 포함한 유용한 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는 숲이 탄소를 지속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

번역〓김은식 국민대 교수·산림생태학,세계생태학대회 조직위 부위원장

존 그레이스 영국 에딘버러대 환경연구소 소장·지구환경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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