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름철 질병 조심"…물-음식 꼭 끓여먹고 청결유지해야

  • 입력 2001년 8월 8일 18시 55분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37)는 부인 이모씨(35)와 아기 둘을 데리고 집 근처 Y의원을 찾았다.

박씨는 “더위 때문에 밤마다 에어컨을 켜놓는 바람에 가족 모두가 감기에 걸려 2주째 고생하고 있지만 요즘도 하는 수 없이 에어컨을 켜놓고 지낸다”고 말했다.

Y의원에는 이미 20여명의 어린이와 어른이 콜록거리며 진찰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찌는 더위, 계속되는 열대야 속에서 ‘때아닌’ 감기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에어컨 등 냉방기 바람에 오래 노출된 탓에 목이 아프거나 기침이 나는 상태.

연세이비인후과 김태형 원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 80∼90명 중 90%가 감기환자”라며 “감기환자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예전보다 열대야 현상이 훨씬 오래 가고 있어 밤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켜놓고 자는 시민들이 많아 감기환자가 부쩍 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오래 사용할 경우 집안의 습도가 낮아져 기관지 점막의 저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에 쉽게 노출돼 감기에 잘 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과장은 “에어컨 사용시에도 온도를 27∼28도로 유지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에어컨을 사용할 땐 반드시 가습기를 이용해서 실내 습도를 60%로 정도로 유지하고 1시간마다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잘 걸리는 장염환자도 예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무더위 속에서 찬 음식 등을 많이 먹다보니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

서울과 수도권 곳곳의 병의원에는 요즘 들어 평상시보다 2배 이상의 장염환자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경기 시흥시 신천연합병원 황승주 과장(가정의학과)은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주위 환경을 청결하게 하고 △물과 음식은 반드시 끓여 먹으며 △특히 어린이들이 바깥에 나갔다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손발 등을 씻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진한기자>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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