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책 읽는 표정에서 '밝은 미래' 읽어요"

  • 입력 2001년 1월 25일 19시 08분


◇남상욱씨 가족의 대형서점 나들이

“은은한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책속에 파묻히다 보면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릅니다. ‘독서삼매경’에빠진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한 삶의 향기도 느끼고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의 대형서점 반디 앤 루니스. 여느 휴일과 다름없이 남상욱씨(37·서울 강남구 개포동·SK텔레콤 유통기획팀)가아내 신미영씨(34), 큰아들 정우군(11)과 함께 ‘독서나들이’에 나섰다. 자칭 ‘잡독가(雜讀家)’인 남씨가 경영과 잡지코너에서 책을 고를 즈음, 돌이 갓 지난 둘째때문에 잠시 미술학원을 쉬고 있는 아내는 예술코너에서 아동미술서적에 심취해있었다. 정우는 아예 서가한쪽에 자리를 잡고서 역사만화에 흠뻑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다. 남씨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며 읽은 책을 화제로 대화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휴일 나들이는

교통체증과 인파 걱정 없는

대형서점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신선한 자극' 통해 자녀 산교육

▽대형서점의 강남시대

지난해 하반기 강남 일대에 매장규모 1000평 이상의 초대형서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교보문고, 종로서적 등 대형서점을 찾아 ‘강북 원정’에 나섰던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몰려들고 있다. 구 서울문고를 개조한 반디 앤 루니스는 매장면적이 1700평으로 국내 최대규모이며 보유장서도 200만권으로 교보문고 다음이다.

21일 저녁 매장 곳곳에서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고르는 가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매장이 넓은 탓에 남씨 가족 등 대부분은 잠시 ‘이산가족’으로 헤어져 각자 관심분야의 책을 읽은 뒤 정문에서 ‘상봉’하는 방식으로 나들이를 진행했다. 남씨는 “책에 푹 빠진 동년배의 직장인이나 주부들을 볼 때면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며 “이젠 아들녀석도 컴퓨터게임보다 서점에 가자고 조를 정도”라고 귀띔했다.

“은은한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책속에 파묻히다 보면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릅니다. ‘독서삼매경’에빠진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한 삶의 향기도 느끼고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의 대형서점 반디 앤 루니스. 여느 휴일과 다름없이 남상욱씨(37·서울 강남구 개포동·SK텔레콤 유통기획팀)가아내 신미영씨(34), 큰아들 정우군(11)과 함께 ‘독서나들이’에 나섰다. 자칭 ‘잡독가(雜讀家)’인 남씨가 경영과 잡지코너에서 책을 고를 즈음, 돌이 갓 지난 둘째때문에 잠시 미술학원을 쉬고 있는 아내는 예술코너에서 아동미술서적에 심취해있었다. 정우는 아예 서가한쪽에 자리를 잡고서 역사만화에 흠뻑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다. 남씨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며 읽은 책을 화제로 대화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휴일 나들이는 교통체증과 인파 걱정 없는

대형서점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동화구연등 행사

▽다양한 편의시설

미국식 서점인 반디의 경우 최장 9m의 보행통로를 갖춰 이동이 편리하고 서가를 낮게 배치해 매장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휠체어와 유모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매장 내 계단과 문턱을 없애고 130여m의 유리벽을 따라 의자를 배치해 독서공간을 확보한 것도 특징. 또 매장 곳곳에 30여대의 도서검색기를 갖춰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책 정보를 알 수 있다.

이 밖에 매장 내 마련된 북카페에서는 향긋한 커피를 맛보며 방금 산 책을 편히 앉아 볼 수 있다.

심씨는 “매장 내 어린이극장에서 토요일마다 전래동화나 세계명작을 주제로 동화구연, 인형극 등을 열어 아이들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쇼핑으로 '만족 두배'

▽쇼핑, 영화도 한 자리에서

서점과 ‘직결’된 다양한 문화쇼핑시설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서점 인근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수km의 지하통로를 따라 패밀리레스토랑, 패션타운, 멀티플렉스영화관, 대형오락실 및 수족관 등이 밀집돼 ‘원스톱 문화쇼핑’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대형서점을 비롯해 각종 문화쇼핑시설이 몰려 있어 짧은 시간에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족과 함께 서점에 들러 몇 권의 책을 고른 뒤 영화를 보고 맛있는 저녁식사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아닐까요. 가족의 소중함과 새해를 맞는 삶의 활력도 느낄 겁니다.”

서점을 나서는 남씨 가족의 ‘독서 나들이’ 예찬론이다.

◇자녀와 이런대화 어때요

“기웅이는 혹시 이 책 읽어봤니?”

“‘80일간의 세계일주’, 누가 쓴 책이죠?”

“프랑스의 쥘 베른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아빠가 너만할 때 밤새워 읽었단다.”

“피이, 요즘엔 그런 책 잘 안 읽는데…, 디지몬만큼 재미있나요?”

“그럼, 훨씬 재미있지. 한 영국신사가 하인과 함께 기차와 배만으로 80일 만에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장담하고 먼길을 떠나지.”

“비행기를 타면 금방일 텐데….”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이었거든.”

“그래서 주인공이 내기에 이겼나요?”

“급하긴…, 주인공은 동쪽을 따라 기차와 배는 물론 돛을 단 썰매, 코끼리까지 타고 여행하며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성공하지.”

“다행이다.”

“아빠는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나라들의 신기한 풍물에 푹 빠졌단다. 마치 내가 그곳에 간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거든.”

“참, 언젠가 아빠 어릴 적 꿈이 탐험가였다고 하셨죠.”

“그래, 하지만 요즘엔 기웅이랑 놀아줄 시간도 빠듯하구나. 이해해주렴.”

“아빠, 저 이담에 커서 탐험가가 될래요”,

“녀석, 어제는 박찬호 같은 야구선수가 꿈이라더니…. ”

“헤헤, 그랬었나. 하지만 제가 탐험가가 돼서 세계일주를 하면 아빠 꿈을 대신 이룰 수가 있잖아요”

“기특한 녀석, 기분이다. 아빠가 피자 한턱낸다.”

“우리 아빠 최고!!”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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